스위스라이프
추석을 맞이하는 주일! 교회 식구들과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데 최근에 대학원에 진학한 젊은 집사님이 물으시네요.
“집사님은 요새 뭐 하세요?”
참 별거 아닌 듯한 질문에 한동안 대답을 못했어요.
과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잠시 생각에 잠겼거든요. 아침마다 도시락에 삼시세끼 밥 하느라 (장보고 요리하고 치우느라) 정신없고 아이넷 학교 행사마다 참여하고 챙기고 있고 집안 살림에 주일학교까지 일주일이 후딱 지나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지요. 브런치에 교육에 대해서 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고요.
몇 달 전 우연히 만난 스위스 초등학교 선생님이 자기의 초등학교로 초대해 주겠다고 했어요. 예전 식사 모임에서 만나 둘이서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는데 이어진 왓츠앱 메시지로 초등학교 방문 계획을 세웠지요. 결국 10월 말에 가기로 했고요. 독일어, 영어를 다 이해 못 할까 긴장도 되지만 스위스 학교 현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진짜 궁금한 것은 어떻게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아이들을 실업계(80%) 인문계(20%)로 선생님이 나눌 수 있는지 학부모의 항의는 없는지 이것에 대해 알고 싶어요.
한국과 다르게 스위스는 초등학생이 지나면 직업 학교로 80%, 대학 진학을 하는 김나지움으로 20% 아이들이 나뉘어요. 그래서 지나친 경쟁도 없고 대학 진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요. 부러우면서도 이게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에요. 한국이었다면 엄청난 민원에 시달렸을 텐데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한국도 여기 직업학교처럼 특성화 고등학교들이 많이 생겨날 것 같기는 해요. 어차피 대학 나와 그 배움을 다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현실적으로 대학교수, 연구원 꼭 공부해야 하는 직업은 20%보다 더 적을 것 같아요. 우리도 이 문제만 해결하면 지나친 경쟁에서 아이들을 구해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사실 이것은 교육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사회 전반에 걸친 의료문제, 연금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마지막으로 교육문제를 손을 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스위스처럼 말이죠.
그리고 교실 안에서 문제아이들에 대한 통제 방식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요.
물론 수업 내용도 궁금하고요. 다녀오기 전에 이런저런 질문을 먼저 해보려고 해요. 학교 다녀와서도 글을 남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