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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Nov 13. 2022

단풍비가 내렸다

이제 곧 비가 오면 단풍이 사라질 것이란 생각에 아이들을 꼬셔서 대공원 산책에 나섰다. 울긋불긋 단풍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에 가을이 주는 선물이라며 감탄하며 걸었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준비해 간 덕분에 단풍 비를 맞으며 계속 걸어 나갔다.


먹을 것으로 꼬셔 왔으니

중간에 쉬면서 먹을 곳을 찾았다.

평소에 걷다가 쉬던 곳 중에 천정이 있는 곳을 생각해 냈다. 그래 미술관 앞에 쉬는 곳에 가면 앉아서 비도 피하고 간식도 먹을 수 있겠다며 찾아갔더니 웬걸!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사람의 생각이 다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고 느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니 말이다. 돗자리에 김밥과 컵라면까지 가져와 먹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 지나는 단풍이 아쉬운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니다. 비가 오면 사람들이 왠지 움츠러들고 우울해지고 집에서 쉴 것 같았는데 이어서 간 미술관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비도 피할 겸 실내인 미술관에 들어와서 잠시 쉬는 것까지 오늘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만 찾아간 느낌이었다.


지는 단풍이 아쉬워

신발이 물씬물씬 젖는 것을 알았음에도

사람들 속을 한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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