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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Nov 15. 2022

메뚜기 가족

토요일 저녁 삼둥이들과

베트남 음식 월남쌈과 쌀국수, 볶음밥을 먹으러 갔다.

요새 2학년 교육과정에세계 여러 나라의 , 언어, 요리  문화에 대해서 배운다. 우리는 다른 나라 음식을 먹어 본다는 핑계를 대고  가족이 모이지 않았음에도 넷이서 외식을 하러 갔다.

(첫째는 친구들과 놀러 나가고 아빠는 영어 학원에 갔다)


코로나로 인해 2년간 거의 집에서만 먹다 보니 외식하는 것이 어색한 요즘이다. 집에서 먹자고 하는 아이들을 설득해 한 끼라도 설거지 안 해보고 싶다며 외식을 하자고 했다.


월남쌈과 쌀국수, 볶음밥을 시키니

월남쌈이 먼저 나왔다.

이젠 전투적인 자세로 먹기 시작한다.

라이스페이퍼가 하나씩 펴질 때마다 뒤질세라 속도에 맞춰 착착 먹으니 옆에 앉은 유치원생 여자 아이가 우릴 구경한다. (여자아이는 엄마와 둘이 왔다) 이렇게 잘 먹는 사람 처음 봤나? 아이 많은 집에서 자란 사람들은 많이 공감하겠지만 나중에 먹어야지 하면 내 몫이 없다. 본능적으로 맛있는 것이 나오면 일단 내 배에 넣고 보는 것이 다자녀 집안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나도 딸 셋 집의 둘째로 컸다. 짠순이 어머니 밑에서 간혹 외식하러 가면 주요리뿐만 아니라 김치와 밑반찬까지 싹쓸이를 하고 와서 주변 친구들이 메뚜기 가족이라는 별칭을 지어줬다. 나는 우리 어머니보다 하나 더 많은 네 자녀를 낳았고 짠순이 기질까지 물려받아 대를 이은 메뚜기 가족이 되었다.


우리가 지나간 곳에 음식의 흔적은 없었다.

월남쌈과 쌀국수, 볶음밥까지 싹쓸이하고 배를 두들기고 있는데 둘째가 파인애플 볶음밥을 더 시키 자고 외쳐대다가 결국 여자 세명에게 끌려 나왔다.

파인애플 볶음밥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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