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미정 광주시의원 보좌관 김보통(가명)씨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박미정 광주광역시의원(재선)이 보좌관의 급여 일부를 횡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박미정 광주시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던 김보통(가명)씨는 박씨와 함께 주 40시간 일했다. 당초 박 의원은 김씨에게 '광주시 생활임금(월 228만 원)'을 급여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근로계약서를 쓸 때에는 '190만 원으로 적으면 되겠다'고 했다. 그렇게, 김씨의 월급은 월 190만 원이 됐다. 김씨는 매월 '현금 봉투'에 담긴 19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는 매월 최소 191만 4440원을 지급받아야 한다. 즉, 김씨에게 월 190만 원을 지급한 박미정 의원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을 위반했다. 해당 조항을 위반하여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김씨가 지급받은 급여가, 김씨와 같은 광주시의회 '사설 보좌관'에게 지급됐던 급여에 비해 55만 원 부족하다는 데에 있었다. 제8대 광주시의회는 시의원 23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보좌관은 의원 2명 당 1명에 해당하는 12명만 둘 수 있었다. 이에 시의원들이 각출하여 사설 보좌관 11명을 고용해, 의원 1명 당 보좌관 1명을 두게 했다.
박미정 의원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A 의원은 "매달 적게는 90만 원에서 많을 때에는 100만 원 정도 낸 후, 보좌관에게 월 245만 원을 주었다"고 밝혔다. 23명이 약 100만 원씩 돈을 모은 후 예산 일부를 보태, 11명의 사설 보좌관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이다. 김보통씨를 제외한 '사설 보좌관'들의 급여는 월 245만 원이었다. 김씨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미정 의원은 매월 90~100여만 원을 낸 후, 사설 보좌관 월급 명목으로 245만 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사설 보좌관 김보통씨에게는 현금으로 190만 원만 지급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다 당사자와 합의가 된 사항이다. 문서(근로계약서)도 남겨뒀다"고 해명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서 박미정 광주시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김보통씨를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난 2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박미정 광주시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김보통입니다. 현재 광주시의회에는 공무원 신분인 보좌관(12명)이 있고, 사설 보좌관(11명)이 있습니다. 올해 2월에 박미원 의원께서 '나를 좀 도와줘야 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 2월 21일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실업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부정수급을 하면 안 되니까, 실업급여 수급을 중단하고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박미정 의원께서 급여는 광주시 생활임금 수준으로 하자고, 190만 원으로 쓰면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2022년도 광주시 생활임금은 주 40시간 기준 월 228만 2280원이었습니다. 4대 보험 자기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 사설 보좌관 제도는 어떤 제도인가요?
"저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도 저의 포지션, 직함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의원께서 보좌관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명함을 만들기는 좀 곤란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냥 박미정 의원을 돕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돕는 사람, 어떤 때에는 보좌관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사설 보좌관인지 아닌지, 저의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의원실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의회분들과 점심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게 되면서 사설 보좌관 제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설 보좌관의 정확한 급여가 245만 원이고, 해당 금액을 광주시의원 전원(23명)이 분담해서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급여의 출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설 보좌관으로 일하자, 혹은 이 급여가 어떻게 지급된다 등의 설명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도와달라고 하셨기 때문에 당연히 사비를 들여 고용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다른 문제는 없었나요?
"이외에도 이것저것 문제가 있었는데, 한 번은 의원님 아들을 양복점에 데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씨가 감각이 좋으니까, 도와달라'고 하셔서, 의원님 아들과 함께 업무시간에 양복점에 가서 양복을 사는 걸 도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게 의원을 돕는 사람이 해야하는 일인지, 보좌관이 할 일은 아닌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실 급여 문제를 알게 된 배경은 의회의 몇몇 분들이 '그럼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는지' 물으셨기 때문입니다. 의회의 다른 관계자분들도 '우리랑 한 약속과 다르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의원들과 사설 보좌관들에게 245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공금을 마련해 매달 245만 원을 받았는데, 저에게는 190만 원만 지급됐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급여를 계좌로 받는 것으로 명시됐는데, 현금으로 주셨습니다. 매월 정확히 190만 원이었습니다. 마지막 달에는 사정상 계좌로 받으면서 기록이 남게 됐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이 모든 과정들을 지나오면서 '부정하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모든 상황이 애매하게 흘러가는 가운데에서 '내 생각이 틀린 건가'라는 헷갈림이 있었습니다. 그 돈이 엄청 큰돈도 아닌데, 피곤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괴롭힘이나 그 다음에 대한 두려움도 무척 컸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서 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단순히 한 사람의 잘못과 한 사람의 165만 원짜리 피해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정치인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덕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앞서서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이용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 정의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일을 끝으로,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꺼내게 됐습니다.
부정은 어떠한 변명도 달릴 수 없는 부정입니다. 지역에서 개인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면서 '지역이니까, 좋게 좋게 해결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고민이 저를 끝까지 붙잡긴 했지만 부정한 일에 대한 원만한 해결은 결국 이 부정한 일들을 반복시키게 하는 태도인 거 같았습니다. 부디 약한 사람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두려움에 놓이지 않고, 정의가 정의로써 바로 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일로 인해 의회의 다른 어떤 분에게도 작은 피해도 가지 않도록 모두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