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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Nov 17. 2022

박미정 광주시의원 사건, 핵심은 '갑질'이다

[레디앙 기고⑦] '5인 미만 사업장'의 공백과 허점 이용 '혐의없음'

 15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박미정 광주시의원을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초 노동청은 박 의원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박 의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이 법무법인 이우스를 선임해 대응하기 시작하자 상황이 변했다. 검찰이 노동청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고, 노동청은 박 의원 사건에 대한 판단을 ‘혐의없음’으로 바꿨다.


 박미정 의원이 이번 문제를 제기한 A씨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임금은 명백히 최저임금법에 위반됐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은 ‘5인 미만 사업장’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일례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법적 공휴일’이 유급 휴일로 제공되지 않는다. 일할 당시에는 쉬라고 했던 날이었으나, 법적 판단에 들어가자 “A씨가 쉰 날은 유급휴일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22년부터 5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명절, 공휴일 등 관공서의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 휴일로 보장해야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을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인용하면 박 의원은 최저임금법 상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시간 계산에 들어가면, 오히려 박 의원이 돈을 많이 준 상황이 된다. 앞으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광주 노동자들은 사업주를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신고하지 않는 게 좋겠다. 사업주가 쉬라고 해서 쉰 공휴일까지 계산에 넣으면,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한 들 문제가 바로잡힐 일은 요원할 것이다.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분들게 조언하고 싶다. 혹여 내가 쉰 공휴일을 일하지 않은 날로 계산할 경우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체크한 후에 신고하도록 하자.


 박 의원은 A씨에게 4대 보험조차 보장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A씨에게 지급되어야 할 급여 일부를 착복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A씨에게 아들의 양복 구매를 맡기는 등 갑질 의혹까지 받았다. 그러나 박 의원이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직후인 오늘, 일부 언론에서는 박 의원이 누명을 벗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갑질이다. 박미정 의원은 A씨를 채용하며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당초 A씨에게 배정된 급여는 245만 원 상당이었으나 박 의원은 A씨에게 190만 원만 지급했다. 이에 민주당 모 국회의원의 보좌관인 B씨가 나섰다. 그는 박 의원이 중간에서 빼돌린 급여는 물론, 박 의원의 사과까지 받아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행동에 나섰다. A씨에 앞서 사설 보좌관으로 일했던 C씨를 불러 A씨에게 지급되지 않았던 차액을 줬다. 그리고 당일자로 사실 확인서를 작성하게 했다. 즉, 3개월 동안 지급하지 않고 본인이 챙긴 돈을, 문제제기 직후 지급한 후 횡령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결국 A씨는 문제제기에 나섰다. 그러나, 박 의원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해명하지 않았다. 법무법인 이우스에게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관련 피소 사건을 맡겼고, 갑질 및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특정 세력이 A씨를 부추긴 결과이며, 정의당의 정치적 음모다. A씨에게 190만 원을 지급한 건 A씨가 그 금액을 바랐기 때문이다, 라고. 박 의원 측은 당시 실업급여를 받고 있던 A씨에게는 190만 원짜리 계약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업급여 수급 중단을 위해 노동청에 근로계약서를 제출할 때의 임금 수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법적 승리를 쟁취한 박미정 의원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누명을 쓴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의장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특정 세력이 꾸민 음모라고 한다. 그러나 박 의원은 A씨가 근무할 당시 각종 갑질을 자행했으며,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사설 보좌관 몫으로 책정된 급여 일부를 착복했으며 문제가 되자 이를 C씨에게 주고 사실 확인서를 쓰게 했다. 이 모든 일들에 대한 법적 판단과 별개로 광주시민들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사과해야 하지만 박 의원은 법적 대응만을 진행하며 침묵했다. 박미정 광주시의원이 약자를 대하는 방식을 보고 확신했다. 박 의원에게는 광주시의원으로 활동할 자격이 없다.


* 저는 오마이뉴스, 레디앙 등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광주지역 활동가 김동규입니다. 이 글은 레디앙에도 기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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