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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May 20. 2022

서영동 이야기


오늘 함께할 책은 조남주 작가님의 <서영동 이야기>에요.


조남주 작가님은 <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한 분이시죠. 저는 소설을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엄마들 사이에 워낙 핫(?)하길래 호기심에 읽어 봤지요. 저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불쾌함을 느낀 책이에요. 마지막 장을 덮고 제 안에는 분노와 비슷한 감정이 물결쳤답니다.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상당히 안타까웠어요. 결국 여자는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고 여자의 어려움은 그 어느 누군가를 통해서만 구원(?)받을수 있다는 원론적 정의가 불편하게 다가왔지요. 그 이상 할말이 더 많지만 저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정도로 마무리 하죠. (은근 소심쟁이)


그 뒤로 조남주 작가님의 신작 <사하맨션>도 정말 호기심에서 봤어요. 그냥 캐고 싶었어요. 첫번째 소설에 대한 제 마음의 분풀이라도 하듯이 말이죠. 결론은 읽다 팽개쳤답니다. 우선은 소설 분위기 자체가 저와는 너무 안 맞았어요. 소설 배경이나 등장인물, 설정마저도 저에게는 너무 음습하고 우울한 분위기라 더는 보고 싶지 않은게 가장 큰 이유에요. 그렇게 조남주 작가님과는 세이 굿바이를 했답니다.


그런데 제가 새로 맞게 된 도서관 성인 북클럽 선정도서로 조남주 작가님의 책을 골랐다고 하네요? 이건 무슨 조화인지 <서영동 이야기>라는 소설이 핫했던지 신작이라 그런건지 연유는 알수 없으나 저는 또 다시 조남주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되고야 맙니다.



다행히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초록 이미지가 상큼함을 불러 일으켜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호기심을 안고 뒷면을 보니 '헉 이번엔 아파트?' '집이란 뭘까?'라니... 부동산이야기인가? 하며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꽤 재밌네요?!




지금을 살아가는 딱 내모습, 우리가정, 또 이웃, 또 그 누군가, 정말 지금을 살아가는 딱 그 모습 그대로를 옮겨 놓은듯은 소설이었어요.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다고 할까요? 지금 누구나 고민하고 생각하는 삶의 문제들을 문장으로 작가님이 옮겨다 놓은듯 공감면에서는 200점을 드릴 정도로 현실적인 소설입니다.



그리고 공감을 넘어 떠안게 되는 질문들이기도 했구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정답은 없잖아요.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방법에 대한 옳음을 추구할 뿐이지...



<서영동 이야기>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서사는 곧 우리의 스토리이기도 하구요. 등장인물 중 나와 가장 비슷한 사람이 누구일까 찾는 재미도 있어요. 그리고 내가 지금 떠안고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겪어내고 있는 인물에 대한 번뇌도 문장으로 만나기도 하구요.



언젠가 이 책도 영화로 나오려나요? 영화화 하기에 심심함은 없지 않지만 영화같은 다큐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듯 싶어요.



이 소설 속 등장인물은 지금 당장 나일수도 있고 내 가족일수도 있고 옆집 사람, 혹은 친구일수도 있을만큼 현실적인 묘사가 그려진 소설이에요. 그래서 어느 누구하나 나쁘다고 할수가 없어요. 소설에서 나빠보이는 등장 인물도 결국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자 그 누군가의 모습이기에 좋고 나쁘다는 평가가 굉장히 오만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누군가 욕하면서도 결국 그 문제 앞에 어느 누구도 당당할 수 없는 그런 현실을 살아내고 있잖아요. 소설속 한 장면을 이야기해 드리자면 아파트 집값을 위해 요양원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대대적인 시위를 벌입니다. 외제차를 공사장 입구에 세워 두어야지 차를 함부로 망가뜨리지 못할거라 여기는 속물근성부터 집값을 위해 요양원을 반대하면서 반대하는 이유를 굳이 바로 옆 학원상가에 아이들이 드나들기에 치매 노인이 언제 아이들에게 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죠. 곧 노인이 될 장년의 사람들이 말이죠.





제 친구가 사는 동네에 자꾸만 요양원이 들어온다고 남편이 자꾸 투덜거린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요양원이 들어오는 것과 집값의 연관성을 전혀 몰랐어요. 그 친구덕에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 부분이 그냥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더라구요.



소설을 읽으며 씁쓸해지는 부분도 참 많았답니다. 그 씁쓸함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일까 고민도 해봤구요. 결국 모든 문제가 인간 존재 상실에 대한 반증이 아닌가 싶어요. 인간이 아닌 그 무엇이 우상시 되어지고 그 무엇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애를 쓰며 살고 있잖아요. 변명할 여지가 없는 현실이라고 봅니다.



등장인물 어느 누구하나 이해되지 못함 없이 이해는 되지만 안타까운 이해를 갖게 하는 당신이 될수도 있고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서영동 이야기>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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