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진주서평 03화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by 진주


한동안 부부관련 저서에 꽂혀서 여러책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얻었답니다. 그덕에 올초까지만 해도 처음으로 별거를 생각할 정도로 남편만 쳐다봐도 화딱지가 났었는데 지금은 여러문제를 서로 이야기함으로 선을 찾게 되었지요. 가장 큰 개선은 남편이 집안일을 자처해서 도와주게 되었답니다. 항상 잔소리를 하고 명령(?)과 협박이 담긴 눈빛으로 의사전달을 해야지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주곤 했는데 이제는 주말 설거지 담당은 남편몫으로 자연히 넘어갔지요.



부부가 오해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불화가 찾아와요. 비로소 그때가 오해를 서로에 대한 이해로 바꿀 시점인데 보통 부부들이 니탓,내탓하다 감정적으로 파국을 맞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사실 제 주변에는 비교적 다들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여러 모임을 통해 부부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고작은 사소한 부부문제는 다 떠안고 계시더라구요. 그저 마주하기 두렵거나 귀찮거나 굳이라는 의미를 붙이며 그저 그 시간이 지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부들이 살아가는 건 아닌가 싶어요.


일례로 남자들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해요. 가령 양말을 거꾸로 벗는다거나 과자를 먹고 쓰레기를 그대로 둔다거나 하는 사소한 행동말이죠. 보통 여자들은 입은 잔소리를 하지만 이미 행동은 그것을 스스로 책임져 버리고 있잖아요. 전 쓰레기는 즉각 버려야 하는 성격인지라 과자 먹고 쓰레기 좀 버리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 쓰레기를 제가 치우는 아이러니함을 범한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 바로 아들에게 적용시켰어요. (사실 남편은 제 이갈리는 잔소리로 인해 많이 나아졌어요) 큰아이가 작은 볼일을 보고 자꾸만 변기물을 안내리고 변기를 올리고 볼일을 보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거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개선이 되지 않아서 불러다가 처리를 하라고 했지만 매번 그러기 쉽지는 않죠. 그리고 사실 귀찮잖아요. 이렇게 누군가의 행동을 개선하는데는 당사자 스스로 의지가 없는 한은 참 어렵고 귀찮은 일인거 같아요. 하지만 저만 피해보는게 아닌 딸아이까지 화장실 사용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지라 아들의 습관은 고치고야 말아야 하는 것이었지요. 그덕에 매번은 아니지만 스스로 저지른 일에 대한 뒷처리는 하고 나오긴 해요. 이런면에서 남편에게는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서 넘 감사하죠. 이런건 또 넘 깔끔하거든요.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고통을 더 심하게 느끼고 고통이 지속되는 시간도 길다.
*남자들이 감기에 걸려도 투정을 부리는 건 남자들은 여자처럼 통증을 다스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이 문장을 보고나서야 남편이 감기만 걸려도 앓아죽는 이유를 알았다지요. 저희 남편은 감기만 걸려도 죽타령하는 죽돌이에 엄살쟁이에요. 저는 감기따위 무엇? 하는 스타일이구요. 이런 면에서도 여자는 위너네요.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찾다

어쩜 이렇게 찰떡같은 표현을 하셨는지! 사실 집안에서 제일 걸리는 (걸리적이라 하고 싶은걸 순화해서) 존재아니던가요? 결혼전에는 그 남자 옆에 서 있는 자신을 그렸다면 결혼 이후는 남편이 아닌 다른남자가 서 있기를 바라는 마음 사실이잖아요. 남자들도 그럴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집에 맞춰 가꿔나가는 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리폼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남편 본심은 이렇답니다. 아니 이러길 바랍니다. 아니 그럴거라 여기며 오늘부터 새로운 아내가 되어볼까요?


모나리자에 왕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남자들은 책임감 강한 여자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구요. 왜냐면 자기 존재감을 작게 하는 거니깐요. 존재의 필요성을 못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요? 제가 그랬어요. 저는 타고난 책임쟁이라 결혼 이후에도 모든걸 다 책임지려 이고지고 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어요. 어쩌면 남편의 자리를 내어주지 못한 꼴이 된거죠. 특히나 아이 육아하면서는 더 그랬던거 같아요.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라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그러던 제가 책임감에 대한 부분을 조금씩 내려놓으니 남편 스스로 알아서 하는 부분이 많아진 건 이것 역시 아이러니입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제가 엄청 약한척 아픈척 여린척 한답니다. 웃긴건 남편에게 다 통한다는 거죠.



당신이 하는 일마다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남편이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빛을 잃는 것이다

맞아요. 여러모로 전 남편보다 나아요. 운전 못하는거 빼고는 말이죠. 그래서 남편이 운전하는걸로 엄청 유세를 부리지요. 저희는 사실 내조보다는 외조에요. 대외적으로 제가 하는 일이 많다보니 그렇기도 하고 남편은 오로지 회사와 집 밖에 모르는 극내향형인 이유도 있구요. 그런면에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어떠한 제지를 하지 않고 하고 싶은거 다하라고 해주고 있어요. (갑분싸 남편 땡큐)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남편은 이런 존재이길 바란다고 해요. 아내분들은 역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해도 좋을거 같아요.


난 그를 존경하는가?

난 그를 필요로 하는거?

난 그의 충족감을 느끼게 해 주는가?


사실 전 셋 다 안하고 못해요. 다만 필요로 하는건 제 책임을 내려놓으며 그를 필요로 하는 순간을 만들고 있지요. 남자들은 하나의 필요성을 느끼면 그 이상을 하는 존재더라구요. 그걸 이제야 깨닫다니...



당신의 남편은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당신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저희 남편은 필요한 존재가 되길 원하고 저는 남편이 가족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을 하기를 원해요. 남편은 원가족과 독립이 잘 안된 상태라 그부분이 결혼 생활 내 문제가 되고 있지만요. 이렇게 서로 원하는 것을 안다는 참 중요한거 같아요. 그 부분이 충족되면 관계가 원활해지거든요.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작가가 여자였다면 남자들에게 원성을 들을만한 내용인데 남자 작가이기에 이런 문장은 여심저격일 수밖에 없네요. 여자들은 내가 남편까지 조련하며 써 먹어야 하나 싶지만 남편이라는 사람은 그래야만 하는 존재라면 얼마든지 훈련해서 내가 부리기에(?) 유리하게 만든다면 썩 나쁘진 않지 않을까요?



부부 심리학에서 길을 묻다


저는 남편을 남편이 아닌 큰아이나 혹은 작은 아들 대하듯이 대하는거 같아요. 말이 앞뒤가 안맞는건 그런 존재로 여기면서도 막상 대하는건 아이들에게 대하는 것 보다 더 못하게 대하니 말이지요. 전 아이들에게는 200점 소리 듣는 엄마랍니다. 물론 아내로서는... 남편말로는 50점도 안되는건 안비밀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대하는 방식은 곧 그 사람이 그런 존재가 되게 한다는 건 미처 몰랐어요. 그런 의미에서 남편을 남편답게 대하려구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여보님이라 호칭을 쓰고 있답니다.


당신이 하는 말, 그를 만지는 손길, 그에게 보여주는 존중,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 등이 모두 남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통쾌한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keyword
이전 02화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