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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Jul 06. 2022

물러서지 않는 마음


오늘 책은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라는 책이에요. 다이어트 모임 멤버 중 협찬(?)의 달인이 있어서 덕분에 책을 받게 되었지요. 다이어트뿐 아닌 지성까지 채우자는 의미로 다이어트 모임명도 지성다모라고 바꾸었답니다. 지성다모! 참 그럴듯하죠? 지성다모에서 처음으로 함께 읽은 <물러서지 않는 마음> 시작해 볼까요?




저는 철학을 좋아합니다. 철학적인 삶을 추구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제 사상은 철학과 가깝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아주 가끔 저에게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주변인도 없지 않답니다. 


철학자는 타고나는 걸까요? 만들어질까요? 저는 타고난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거 같아요. 철학적인 삶을 추구해서 철학적이 된다기 보다 성정 자체에 철학적인 면을 갖고 태어나는 거 같아요.  철학자들의 삶 대부분이 처음부터 철학적인 삶을 살진 않더라구요. 오히려 그 이면의 삶을 살다 결국에는 자신의 정체성 내지는 자신의 방향성을 찾고 결국에는 철학적인 삶으로 정착합니다.


저도 없지 않아 그렇습니다. 혼자 살았다면 혼자 철학적인 삶을 향유하며 살아도 사실 걸릴게 없죠. 하지만 애셋 딸린 엄마에게 철학적인 삶의 향유는 그저 자기만 아는 사치의 극으로 비춰질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철학적인 사고와 삶의 태도는 고수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저자가 던진 질문에 삶이 곧 철학이고 철학이 곧 삶이다는 명제가 딱 떠올랐습니다. 철학은 대단한 학문이 아닙니다. 그저 삶이 나에게 건내는 질문에 얼마나 깊이 있게 사유하는냐가 곧 철학인거죠. 


그런면에서 그 어느때보다 철학이 요구되는 시대이고 철학적인 삶을 지향해야 하는 때도 맞습니다. 사유하지 못한채 정처없이 그저 바쁘게만 돌아가는 삶들이 도처에 깔려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물러서지 않는 마음>은 지금 철학적 사유를 위한 딱 좋은 철학 입문서라고 봅니다. 



책 받아온 날 인증샷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란 어떤 마음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물러서지 않음을 말하는 걸까요?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 물러서며 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단호함을 지키며 그 외의 것들에 물러섬을 명령해야 할텐데 그 반대의 삶을 살아내느라 너무 애를 쓰지는 않나 싶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살겠끔 만들기도 하구요.





그 어느날 니체의 이말이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혼돈을 느낀다는 건 이미 내 안의 춤추는 별을 낳기 위한 산고일테죠? 얼마나 혼돈하며 사시는지요? 삶이 혼돈스러운 건 분명 그 삶이 분명하게 회전하는 것입니다. 회전을 하는 삶이야말로 격렬하게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멈춰진 삶은 격렬하지 않습니다. 고요하고 그저 가벼울 뿐이죠.



삶은 자신의 선택입니다. 선택에 따라 그 삶을 살아가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물러서는 삶도 물러서지 않는 삶도 살아내는 사람이 그 삶에 대한 분명한 근거와 확신만 스스로 쥐고 있다면 물러서든 물러서지 않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휘둘리지만 않으면 삶은 정답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람이 다르듯 그 사람이 살아내는 삶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죠. 같은 삶은 결코 없습니다.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만 있을 뿐이죠.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보니 저랑 꼭 맞는 철학자의 글은 더 신나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니체가 있구요.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삶이자 아이의 정신으로 사는 자세가 곧 제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더라구요. 물론 아이의 정신은 부족하긴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이 좀 더 즐겁기 위해서는 아이처럼 마냥 즐기는 것도 필요함을 몸소 체득해 보려 합니다. 


저는 곤조있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그만큼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 곤조가 고집스럽지만 않으면 됩니다. 고집스럽지 않되 타인에게 존중되어지는 곤조의 태도는 참 매력적인거 같습니다. 곤조는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자신의 사상이나 철학에 대한 확증을 스스로 살아낸 증거입니다. 갑자기 친정아빠가 생각나네요. 친정아빠의 삶을 지금까지 지탱해 온 것이 바로 곤조입니다. 다만 고집스런 곤조라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아마도 저의 사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분이 친정아빠가 아닌듯 싶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저와 닮았다 여긴 철학자는 바로 아우렐리우스입니다. 아우렐리우스라는 이름은 생소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16대 황제라고 합니다. 한평생을 오롯이 '나'로 살아간 인물이라고 표현되었더라구요.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평생 나로 살면서도 나로 사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태반인데 말이죠. 


아우렐리우스는 철학 이론에 관한 지식이 아닌 흠 없는 성품과 온건한 삶의 방식으로 철학의 가르침을 증명한 유일한 황제라고 합니다. 흠 없는 성품이란 바로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일 것이고 온건한 삶의 방식 역시 끊임없이 자신을 탐색하는 태도일 겁니다.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독은 자신을 키우는 힘이자 자신을 지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신을 탐독하며 살아가시나요? 자신을 바라볼수록 만족스러우신가요? 여기에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체적 평을 하자면 깊이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게 엑기스만 서술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소 아쉽고 살짝 격이 떨어진다 느끼는 것은 저자 생각에 대한 저자 문장력입니다.(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아쉬운 부분은 강조를 위해 녹색 형광을 선택했는데 너무 강렬해서 글씨가 되려 안보인다는 것입니다. 녹생형광으로 강조된 부분은 책을 눈 앞에 대고 읽어야 할 정도로 글씨가 선명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는 철학에 대한 입문서로 시작하기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시식코너의 다양한 음식을 한입씩 맛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한마디로 철학 맛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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