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에 대하여

by 진주

<부모커뮤니티 모나리자>에서 아침마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오늘 유독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아서일까? 문득 불편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불편한걸 불편하게 인식하기 보다는 귀찮거나 번거롭거나 짜증나는 것으로 표현하기 일쑤다. 나 역시 불편하다는 감정에 대해 불편함이라고 명명하기 보다는 그 불편에 대해 불거진 감정으로 해석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득 불편함이라는 것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과연 불편함이 무엇일까?

네이버 국어사전 참고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편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아마도 우리가 주로 감정적인 불편함을 겪는 주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생활의 불편함은 그 불편함을 특별하게 느끼는 행동력을 갖춘 누군가로 인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생활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들이 대부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기 떄문이다. 하지만 사람으로 인한 불편이나 스스로 감정적으로 느끼는 불편은 누군가 나서서 해결해 줄 문제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불편한 걸 불편하다고 인식하기 보다는 그로 인해 파생된 부가적인 감정에만 매몰된다. 정작 불편함의 근원적 이유를 알지 못한채 그 이유에 대한 변명이나 푸념따위로 그 불편함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그러한 불편은 지속적으로 우리를 또 다시 불편의 감정으로 빠지게 만든다.



그 불편의 근원은 그 불편을 느끼는 자신에게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불편에 대한 상황이나 그 불편을 주는 상대에게서 찾기 마련이다. '내가 불편한건 이런 상황때문이고 내가 불편하게 만드는 건 나를 불편하게 하는 너 때문이야'라고 말이다. 과연 진짜 상황이나 사람이 자신에게 불편함을 주는걸까? 그 불편함을 느끼는 건 나 자신이지 상황이나 누군가가 아니다. 그 불편함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불편함의 근원을 스스로에게서 찾을 필요는 분명 있다. 불편함을 느끼는 내가 정확하게 어떤점이 불편하고 그로 인해 나에게 무엇이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에 감춰진 자신의 욕구까지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내가 주로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니 몸의 불편함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한여름인데도 에어컨 때문인지 비염이 심해지니 그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지고 아이들 방학이라 삼시세끼 챙겨야 하고 오후에는 일도 나가야 하는 빡빡한 일상속에서 컨디션 저하는 기름칠이 되지 않은 자전거를 굴려야만 하는 것 같은 상황인 것이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그만큼 몸의 활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 활력 이상의 일상을 소화해야 하는 나로서는 비염이 달갑지 않고 그저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비염을 해결하려기 보다는 그저 컨디션이 나아지도록 비타민을 챙겨 먹거나 아침잠을 좀 더 자거나 할뿐이다. 근본적인 불편함의 원인인 비염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려면 시간을 내어 병원을 가야하는 수고를 내어야 하는데 굳이 그 시간까지 내고 싶지 않기에 그저 잠깐의 불편만을 해소하려는 거다. 우리가 불편에 대해 생각하고 해결하는 요소 역시 딱 이정도일거다. 굳이 애까지 쓰며 그 불편함을 제거하기보다는 그저 항상 그래왔듯 그 순간의 불편만 잠깐 견디면 되는 것이니 그저 견디는 것이 더 빠르고 익숙한 것이다. 왜냐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불편을 스스로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견딘다는 건 잘 생각해 보면 멈춤의 의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이 더 나아지고 전진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불편함을 견딜만큼의 의지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자꾸만 불편에 대한 푸념을 자신의 변명인양 입에 달고 살 뿐이다.


불편함에 대해 생각해보니 불편함은 단순한 감정의 것이 아니다. 불편함이라는 건 인생이 걸린 문제일 수 있고 더나아가 세계가 달린 문제일 수 있다. 그 불편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이렇게 편한 삶을 영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불편이라는 것에 익숙해질 뿐이지만 그 불편함을 달리보는 이들에게 그 불편은 도약할 수 있는 위대한 것이 되는 것이다.


불편함에 대한 공부를 위해 도서관 책을 담아두었다. 앞으로 불편함에 대한 고찰을 시리즈로 엮을 예정이다. 그 불편함의 실체를 마주한 후 과연 나는 불편함을 견디는 삶을 고수할지 그 불편함을 넘어서는 도약을 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오늘 불편함이라는 생각을 떠오르게 해준 모나리자 글쓰기 맴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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