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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Aug 17. 2022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 교수님 좋아하시는 분 많죠? 저는 유튜브 영상으로 처음 최재천 교수님을 접했는데 영상 하나만으로도 그분의 사상 결이 마음에 닿아 팬이 되고 말았지요. 진정한 학자라고 생각하는 분이랍니다. 그 뒤로 저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마침 신간이 나와서 바로 구입했답니다.


<최재천의 공부>는 재미 저널리스라고 되어 있는 안희경님과 대담형식으로 된 책이랍니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깊이있는 내용 덕분이었을까요? 한편의 인터뷰 영상을 보는듯 자연스럽게 즐기며 읽었답니다. 인터뷰 형식이라 조금씩 나눠서 읽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좋았아요. 그리고 공동 역자라 할 수 있는 안희경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그분의 책도 읽을 예정입니다. 이 책에서 그분에 대한 인상이 좋았거든요. 책을 제법 많이 쓰신 분이라 책을 통해 그분을 더 알 수 있을까 싶고 또 굉장히 똑똑한 분이라는 인상이 있어 그 똑똑함을 책을 통해서라도 전달받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개인적으로 똑똑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을 말이지요.)


진정한 지성이란 모든 존재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만 똑똑함이 아닌 가슴이 비로소 머리의 똑똑함만큼 채워져야지만 그 머리의 똑똑함이 더 빛을 발한다고 믿습니다. 책장을 열자마자 보이는 이 사진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진정한 지성인이자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를 마주하면 아이의 시선으로 작은 개미 한마리는 작은 개미 한마리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고 수용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머리의 똑똑함만으로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최재천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 책을 통해 그분의 사상이 부디 우리 아이들이 사라갈 세상의 아름다움으로 물들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교육에 대한 많은 질문과 깨달음을 허락한 책이기에 주변 엄마들에게 추천해 주었답니다. 지금의 공교육과 사교육만으로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품만을 만들 뿐이라는 것을 깨어있는 엄마들이 자신의 자녀부터 의식있게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공교육이나 사교육을 무조건적으로 반대를 한다거나 현교육을 타파할 정도의 정의감이 있는 엄마는 아닙니다. 그러나 내 아이를 키우는 일에 있어서 확실한 주관과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교육과 아이가 갈길의 확실한 길잡이 정도는 되어주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에 읽은 여러 책들을 통해 지금의 교육으로는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결코 힘을 낼 수 없음을 뼈져리게 느끼고 어떤 식으로 공부를 시키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굉장이 깊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저 학교과 학원에만 아이들을 맡기며 그것이 최선이라 여기며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것들만 신경쓰는 엄마일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한마디로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안개속을 그저 그 길을 걸어갔던 지난 시절을 안전망 삼아 같은 노선을 타므로 불안감을 잠재웠던 거지요.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해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앞으로 세상에 대한 답이 결코 아님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킬 것이 아닌 엄마가 세상을 공부하고 그 공부를 기반으로 아이들을 위한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줘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미래를 앞서 본 자와 그저 지나온 미래에 대한 기반을 구실삼아 따라가는 것에는 많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책 말미에 거론된 어떤 교수님 자제분 이야기를 통해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답니다.



보통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준다고 하는 것이 가르침의 영역을 넘어 아이의 선을 넘는 경우가 빈번하지 않나 싶어요. 제일 먼저 큰 이유로는 아이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부족할 것이고 너무 귀한 나머지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부모의 사랑도 작용할 것이라 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만 생각해보니 저 역시 아이들을 레슨하며 기다려주기 보다는 시간에 쫓겨 제가 먼저 제시를 하고 따르게끔만 유도하는 걸 느꼈답니다. 그것은 가르침이나 배움이라기 보다는 그저 나를 따르라라는 종요에 가까울 뿐이었답니다. 집에서도 아이들에게 보통 그런거 같아요. 뒷일을 먼저 지레짐작해서 아이들의 행동이나 말에 제약을 거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거 같습니다. 왜냐면 그러지 않으면 엄마가 귀찮아질이 너무 많아지니깐요. 어쩌면 어른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의 아이스럽고 아이다운 행위들이 제약을 받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한마디로 아이들은 무엇에서든지 배울수 있고 배움터가 될 터인데 어른인 부모들이 배움의 기회와 환경에 제동을 거는 것이지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세상에 놀지 못할 날씨란 없다
옷만 제대로 갖춰 입으면 된다

                                               책 내용중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부분

얼마전 비가 오는 날 저녁 혼자 외출을 하는데 한 젊은 엄마가 미취학처럼 보이는 아들 두명에게 비옷과 우산, 장화까지 챙겨서 한적한 길가에서 놀게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답니다. 그 순간 제 의식에 발동이 걸리더라구요. 날씨와 상관없이 비오는 날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게 해주는 그 엄마가 부럽고 대단하다 여겨지고 저라면 감기걸릴거라는 불안감에 절대 못할거라는 씁쓸함이 제 마음에 불어 왔습니다. 감기만 걸리는 것이 아닌 뒷처리 역시 고스란히 엄마의 몫일테니 그 몫을 굳이 스스로 떠안고 싶지 않았던거지요.


의식의 흐름이 저뿐 아닌 제 큰아이에게도 통했으려나요? 그날도 어김없이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세차게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큰아이가 너무 아름답다며 나가서 비를 맞으며 놀고 싶다는 거에요. 순간 그 아이 엄마가 떠오르며 고민을 잠깐 했지만 역시나 감기에 걸리거 라는 제 의식에 걸려 넘어져 안된다고 했답니다. 물론 아이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역시나 뒷일이 더 걱정인 엄마는 그저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허락해주지 못한거죠. 비가 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름답다라고 느끼는 초6 아들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되는 일보다 안되는 것이 많은 걸 먼저 배우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왜 그렇게 제약이 많고 제동이 걸리는 일이 많은지 말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해야할 것은 끊임없이 요구하는 요즘 시대이지 않나 싶습니다.



공부를 왜 할까?


스스로에게 묻고 묻다 보면


결국 삶을 잘 살려고 하는 건데요


공부를 제대로 한다면


공부할수록 사는 품이 넓어질 것 같습니다



혹여나 아이들이 공부를 왜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이 문장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초6,초4 큰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의의가 없는 편이긴 하지만 그건 순전히 아이들이 순종적인 성향이라 여깁니다. 그 언젠가 공부에 대한 회의가 들 때쯤 이 문장을 읽어준다면 이해하려나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공부는 사는 품을 넓혀주는 통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공부를 할수록 책을 읽을수록 존재는 의미를 더하게 되기도 해서 넓고 넓은 우주아래 아주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되니 말이에요. 그러면서 마음 품도 넓어지게 되니 지성인으로 가는 것이 공부의 최고 지점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을수록 공부를 하면 할수록 겸손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세상의 이치와 인간에 대한 고찰은 더더욱 스스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지요.


어쩌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강요아닌 강요를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기 위함이 아닌가 싶지만 공부의 결국은 스스로 고개를 떨구게 되는 것 그것이 아닐까요?




세상은 너무 급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급류에 휩쓸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부를 통해 쌓은 지식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어 흐름을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본질은 세상속에 속해 있지만 그 세상 가운데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는 각자의 삶을 위해서도 공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세상이 파도라면 그 파도를 거닐게 하는 것이 서핑보드(공부)일테고 서핑보드를 통해 바다를 유영하는 이는 자신이니 말입니다. 서핑보드가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파도에 맞서러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서핑보드가 있는 사람은 그저 파도를 바라볼 뿐이구요. 어떠신가요? 공부를 통해 신나게 세상이라는 파도를 유영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오늘 서평은 책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느낀바를 주로 적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한 책이자 그 고민에 대한 답까지도 제시해준 책이거든요. 물론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주역 셋을 키우니 당연한 고민이겠지만요. 막연한 고민에 막연함이 사라지게 해준 고마운 책이고 앞으로 아이들에게 행할 바에 대한 실천한 겸하면 됩니다. 이건 엄마 의지 문제라 행동력이 갖춰지기 위해 의지를 좀 더 다져보겠습니다.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자주 떠오른답니다. 오늘도 역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이 자신의 사상을 펼칠 책을 통해 세상에 그 사상을 전파하고 분명 그 영향에 단 한사람이라도 물들수있다면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전 초등학교 입학 연령에 대한 논란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7세를 키우고 있기에 가당치도 않은 소리를 하는 근거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역시나 관련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채 7세에 대한 기준이 아닌 어른 기준에 주먹구구식 행태에 7세와 그의 부모가 그저 놀아난 것이죠. 공부를 하지 않고 모르채로 떠들어 대는 소리는 그저 한순간에 꺽여버릴 갈대처럼 힘이 없습니다. 공부를 하고 난 후에 떠드는 소리가 부디 많아지길 바라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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