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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Aug 24. 2022

불편함에 대하여 그림책 '넘어'


불편함에 대한 고찰에 딱 맞는 그림책을 발견했습니다. 김지연 작가님의 '넘어'라는 그림책인데 그림과 내용이 무척 간결하지만 깊은 인생 통찰을 담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오늘은 '넘어'라는 그림책으로 불편함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항상 불편함을 안고 살아갑니다. 몸과 마음으로 말입니다.  몸의 불편함은 직접적인 것이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그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몸의 불편함은 1차적인 욕구이니 해결하려고 하는 마음이 더 강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불편함은 단 한번이라도 의식해 보셨나요?


그림에서 한 아이가 영 불편색 기색을 보입니다. '할까? 말까' 마음의 불편함이 표정으로까지 들어나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불편인 줄 모릅니다. 단순히 내적갈등이나 선택갈등 정도로만 해석하죠. 그러기에 그 이상 나가질 못합니다. 차라리 단순하게 '하면 하고 말면 말지'라는 아님말고 정신이라도 장착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사실 아님말고정신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긴 합니다.


'할까?말까?'라는 내적갈등을 불편함의 요소로 받아드린다면 한결 답이 쉬워집니다. 한마디로 하는게 불편한지 안하는 게 불편한지만 생각하면 할지 안할지 여부는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하면 되는거죠. 


보통 '할까?말까?'할때 하라고들 하잖아요. 말까라고 생각하는 건 하게 되므로서 겪어질 반응이나 상황에 대한 불안을 떠안고 있기에 두려운겁니다. 그래서 안하는게 차라리 심적으로는 스스로에게 가장 현명함일거라 판단하지만 길게 보면 결코 스스로에게 현명함이 아닌 비겁함으로 해석되는 순간을 분명 맞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겁함까지 스스로 짐 지울거라면 상관없지만요. 하지만 보통 우리는 안하고 후회하는 것이 많습니다. 


아직 죽음이 먼일 같지만 죽는 순간에 가장 많은 후회는 무언가를 해서가 아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많다고 합니다. 차라리 할까?말까? 고민도 안했다면 후회는 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할까말까라는 내적갈등 자체는 후회를 반드시 동반합니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차라리 하고나서 후회하는게 오히려 스스로에게 합리화하기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할까? 말까?' 인생의 수많은 선택  앞에서 말까를 선택한 일이 많습니다. 말까를 선택하는 자신은 정지입니다. 자신의 안전지대를 안전망 삼아 그대로 정지해 버리는 것이죠. 안전지대는 고정된 값이 아니라 변동값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겁니다. 아! 생각해보니 어쩌면 인생은 고정값이 아닌 변동값이라 생각해야 얻어질 것이 더 많을거 같다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여러분의 삶은 고정값입니까? 변동값입니까?




'할까?말까?'만큼 우리 인생에서 빼놓지 않고 수시로 하게 되는 고민중 하나인 '갈까?말까'입니다. 이 질문 역시 선택에 따라서 자신의 고정값을 고수하느냐 자신의 변동선상을 받아드리느냐로 결과지어집니다. 저는 '할까? 말까?'보다 '갈까? 말까?'에 더 고정값을 유지했던 거 같습니다. 아마도 이 문제는 성향에 따라 차이가 많을거 같습니다. 외향이냐 내향이냐에 따라서 말이지요. 저는 내외향 기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편인데 시기와 환경에 따라 내외향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전형적인 외향입니다. 그렇게 된 연유 중 하나가 '갈까? 말까'에서 갈까의 선택 폭을 넓혔기 때문입니다. 


'갈까?말까?'를 징검다리라고 한다면 말까는 계속 그 자리에만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갈까를 선택하면 징검다리를 넘고 또 넘으며 결국에는 도달하게 되는 그 무엇을 마주하게 됩니다. 말까는 그 자리에만 머물게 할 뿐입니다. 


<어웨이크>라는 책에서는 자신을 자꾸만 불편함에 노출을 시키라고 합니다. 불편함을 피하기만 하는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그 불편함을 견뎌보라고 하는 것이죠. 이것이 불편함을 마주하는 가장 현명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을 감싸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한번 부서져 본다는 담대함을 가지고 불편함에 대응하는 것이죠? 스스로가 부서질까요? 아니요. 아마도 어? 별거 아니잖아? 하며 그동안의 불편함을 떠안고 살았던 순간을 오히려 후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림책 속 아이는 많은 지지자들의 응원 덕분에 드디어 무엇가를 뛰어 넘습니다. 나 스스로 뛰어넘지 못할 성향이라면 주변에 긍정적인 지지자들을 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 반대로 누군가 주저하거나 용기내지 못한다면 '하지마'라거나 '그게 될까?' 라는 말 보다는 '그냥 한번 해봐'라고 '넌 할 수 있다'고 해주세요. 사실 그 사람이 용기를 내지 못해서 그 용기를 다른 사람에게 빌리고 싶은 것인데 우리는 그 용기에 힘을 더해주기 보다는 좌절할 용기만 더해주는게 사실이잖아요. 




어떤가요? 드디어 넘어선 아이 기분이 어떤거 같으신가요? 뛰어 넘어본 아이는 드디어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습니다. 해보고 가보고 넘어가야지만 이게 뭘까? 이건 이렇구나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하나를 알게 되면 그 다음이 또 궁금해지는 것이 사람입니다. 신기한건 말까? 안갈까? 넘지말까?하면 계속 그 고민만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도돌이표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돌림노래가 아닌 자꾸만 새로운 장르의 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오늘 이 순간 여러분의 삶은 돌림노래로 돌고도시나요? 아니면 매일 새로운 곡을 만들고 계시나요? 저는 돌림노래 같은 일상속에서 새로운 멜로디와 리듬을 끼워 넣고 있답니다. 돌림노래는 지루하잖아요, 인생은 하고 가고 넘어봐야지만 지루하지 않아요. 




*불편함에 대하여 시리즈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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