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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Dec 05. 2022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어른답게 말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어른의 말하기는 입이 열리기 보다는 귀가 열리고 말의 화려한 모양보다는 말의 내용이 진실하고 단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기는 결국 말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쓰는자가 잘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신의 것을 글로 옮기며 정리를 했기때문입니다. 마치 수돗물이 정수기를 통해 정화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쓰지 않고 하는 말은 날것 그대로이지만 쓰고 말하는 것은 날것에 불순물을 거르고 좋은 영양소를 첨가해서 내어놓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까요? 강원국 작가님이 글쓰기 책 이후 말하기 책을 집필하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말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다 
말도 자라야 한다 


성장하는 사람은 말도 달라집니다. 성장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말의 변함이 없습니다. 말의 변함이 없는 것은 어른이지만 어른으로서 말하지 못함을 말합니다. 사십대를 지나고 보니 어른으로서 말하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를 구분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어른답지 못한 부류에게서는 몸도 마음도 멀어지게 됩니다. 어른으로 말하는 자에게는 사람이 따르고 사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배울 것이 있고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어도 아쉽지 않아야 사람은 곁을 내어줍니다. 


아쉽게도 제 주변 어른들은 대부분 고집과 아집으로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안타깝지만 살아온 인생사를 살피면 그럴만한 하다 여기게 됩니다. 하지만 그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지는 않습니다. 귀를 내어드리기는 하되 마음에 담지는 않습니다. 


마음으로 들어줘야 잘 듣는 것이다 
마음으로 잘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하는 사람의 심정과 처지에서 듣는 것이다 
듣고 나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주고 그것을 생색내지 않는 것이다


저는 듣기보다는 말하는 쪽에 속합니다. 물론 자리에 따라서 듣기를 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 주의깊게 살피다 보면 듣기에 능한 사람을 가끔 보게 됩니다. 말하지 않지만 듣는 것에 온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에 대한 흥미가 생깁니다. 사실 말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고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주변에 듣기에 온 마음을 쏟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축복일 수밖에 없는 것이 듣기에 능한 자는 생색이란 것이 없습니다. 말하는 자의 생색은 있을지언정 듣는 자는 고요할 뿐이더군요. 그 고요가 무심함의 고요가 아닌 마음이자 성실의 고요임을 듣는 자를 본 자는 알 것입니다.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충분조건은 
말을 들은 사람이 내 말에서 실제로 무엇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을 하고 듣는데 있어서 조건이라면 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실이 오가는 말하기와 듣기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론 아프게도 다가오지만그 아픔이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될수도 있습니다. 다만 약이 되는 경우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요즘 부쩍 질문을 많이 건냅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궁금하거나 더 알고 싶을 때 주로 질문을 던지는 편입니다. 질문을 던지는 쪽은 저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건 상대방입니다. 오고가는 질문이란 건 미쳐 알지 못한 상대에게 자기 앓의 암시를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얼마전 독서토론 관련 회의를 하고 한 토론 리더가 어떤 발제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시기에 제가 되물었습니다. 왜 불편하게 생각하시는지 말입니다. 이유인즉 그 토론 리더분 스스로 그 발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 발제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자신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발제의 내용이 문제라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걸리는 부분이 그 발제내용으로 인해 건드려졌던 것이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서로를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알기 위해서도 우리는 관계안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야 합니다. 관계안에서 소통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로 어른으로 말할 수 있는 방편이 되어주는 것이죠.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한 게'없다는 말이 있다



이 문장을 보자마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정말 너무도 맞는 말이면서 누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한 게' 없는 이유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부정의 말은 대부분 핑계이자 변명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 게' 많은 사람은 변명이나 핑계를 일삼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이 '한 걸' 통해서 분명한 확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부정의 말은 확신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정을 확신할 부정의 말만 찾을 뿐이지요.







어휘력이 빈약하면 말이 빈곤해진다 
가진 것과 가진 것을 보여주는 것은 별개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가진게 많아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니 없어 보인다


어휘력은 나이테처럼 연륜을 드러낸다 
삶의 경험과 거기서 얻은 사유의 깊이가 담긴다 


말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어휘력 뿐 아닌 삶에 대한 사색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문장을 읽고 보며 그 문장안에서 자기를 사유할 수 있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건져 올릴수만 있다만 한권의 책을 보지만 또 다른 한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7가지를 맞춘다

눈을 맞추고 말해야 한다
성향을 맞춰야 한다
속도도 맞줘야 한다
관심사를 맞춘다
스타일을 맞춘다
수위를 맞춰 말해야 한다
수준을 맞춰야 한다





말이 곧 사람을 말합니다. 내 말이 곧 내가 되는 것이지요. 말은 무의식중에 모든 것을 드러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에 신중하기 이전에 신중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입니다. 








말하기가 내 것을 남에게 베푸는 일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내 것을 공유하므로서 남에게 말로 베푼다는 것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생각나게도 합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말은 혼자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혼잣말도 있지만 그것은 속내를 겉으로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지 대화는 아니니깐요. 말이라는 건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거고 상대가 있어 서로 오고갈때 비로소 말로서 완성 되어지는 겁니다. 그렇기에 말을 지헤롭게 신중하게 품위있게 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고 연습 이전에 스스로를 완성해 나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말은 사람을 만들고 좋은말은 사람을 키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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