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감정

by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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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에서 매주 월요일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만나 <관계와 치유>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 후 30분 이내 A4용지 한정 정도 글을 쓴 후 서로 바꿔가면서 읽기를 한답니다. 매주일 쓰는 글은 주제에 따라 분위기도 다르고 서로의 글을 바꿔 읽으며 오히려 자신의 거울인양 스스로가 더 비춰지는 효과를 누리고 있어 매번 놀라고 있답니다. 오늘 <따스한 감정>이라는 글주제로 쓴 글을 공유하고자 올려 봅니다.



따스한 감정이라... 남편에게서 도대체 느낄 수 있는 감정일까? 날 서고 매마르기만 하게 느껴지는 남편에 대한 감정에 따스함이 스미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만 하는 걸까?


그럼 한번 생각해 보자. 날 서고 매마른 감정의 반대가 무얼지 말이다. 포근하고 촉촉한 감정일 것인가? 포근하다? 남편에게서 포근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음... (한참을 생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포근함은 무리인 듯 하다. 그 다음으로 촉촉함? 음... 촉촉함이라... 꽃시장에 다녀온다 하고 그 약속을 스스로 지켜내어 한아름 꽃다발을 들고 올때는 3초정도 촉촉해 지는거 같다.


매마른 내 가슴에 세방울의 물기가 머금어지는 촉촉함 정도이지만 남편이 사다놓은 꽃이 시들때까지는 꽃을 바라보며 남편때문이 아닌 꽃을 보는 나를 보며 꽃이 주는 위안에 촉촉함이 유지되는 거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앗 문득 떠올랐다. 포근함까지는 아니지만 단 둘이 산책을 하며 어색하게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말이다. 물론 그 산책과 맞잡는 손마저 의식적인 노력으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제는 그런 노력마저도 하지 않는다. 그럴 에너지가 없다. 저번주에 살짝 산책이나 갈까 물어보니(말만 내뱉었을 뿐이지 그럴거라 생각도 안했지만)역시나 장난스레 안간다고 넘겨버리는 인간! 결국 따스함이 자리할 자리는 없었네 싶다.


성나고 메마른 마음에 가뭄에 콩나듯 하던 따스함마저도 스미질 못한다. 지금은 나만이 아닌 남편도 나에게 날이 서 있음을 느낀다. 난 그래도 되지만 넌 안돼! 너에게 가당키나 해? 라는 마음을 가진 적도 있지만 감정은 서로에게 전염되기 마련이니 내가 남편에게 내던진 그 사람 역시 그 감정을 내비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따스한 감정의 전제 조건이될까 싶다.


따스하기만 한 봄날에 서리 내린 듯 한 우리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줄 것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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