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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Oct 10. 2023

진주서평 마음을 어떻게 다룰까




고양이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표지 그림이 제목과도 딱 어울리지요? 가끔 저희집 반려견이 저렇게 창밖을 쳐다볼 때가 있는데 반려인으로서 저는 매번 궁금하답니다. 과연 무슨 마음, 어떤 생각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지 말입니다. 그저 산책이 나가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보이고 느껴지는 창가 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일까요? 



사람 역시 무언가 응시하게 되는 연유는 분명한 듯합니다. 고민이 있거나 고민 중이거나 그도 아니면 모든 의식을 내려놓은 채 멍을 때리고 있거나 말입니다. 



표지 그림처럼 우리는 아주 가끔은 처량해 보일 정도로 무언가 응시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대 시대를 살아가며 멍을 때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죠. 그것은 곧 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도 갖지 못함을 뜻합니다. 



저 역시 끊임없이 차오르는 상념과 잡념에 잠시도 감정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감정이 끓어오르는 것은 마치 주전자에 물이 넘치도록 끓고 있을 때 시급한 것이 불을 끄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도 잠시 끔이 필요하단 걸 전혀 알지 못한 채 감정은 매 순간 들끓기만 합니다.



감정이 들끓기만 한다면 마음이 어찌 될까요? 어쩌지 못할 만큼 붉은 열기를 내며 자신도 그 누구도 건드려볼 생각도 못 한 채 내버려 둠을 당할 뿐입니다. 



감정은 자신이 보내는 마음의 신호이자 사인이지만 우리는 그 신호에 응하기보다는 귀찮은 듯 혹은 대수럽지 않은 듯 치부하고 맙니다. 



그럴수록 자기의 감정은 자기 위로를 얻지도 받지도 못한 채 엄한 곳에 불씨를 틔우거나 되려 자기 자신을 삼켜버리기 마련이지요.



오늘 하루 어떤 마음이셨나요? 당신 마음에 머물다 간 감정은 어떤 이름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마음은 당신에게 무엇을 바랬을까요? 



마음을 어떻게 다룰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가장 잘 돌봐줄 수 있는 건 자신입니다. 자신에게 떠오르는 감정을 마주할 수 있고 그 마주함이 곧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며 알아주게 되면 원하는 것도 채울 수 있는 것은 곧 자신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보다는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불거진 타인의 표정을 살피고 알아주는 게 먼저입니다. 관계 안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센스나 눈치라고 할까요? 하지만 자신의 감정은 깡그리 무시한 채 타인을 위한 센스나 눈치는 그저 자기부정일 뿐입니다. 그렇게 자기부정을 쌓게만 되는 관계에서 얻어지는 건 상처와 환멸뿐이라는 걸 자기 부정이 고개를 쳐들고서야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잘못된 걸 타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자기부정으로 비롯된 자기 죄책감이나 자기비난만을 일삼고 마무리될 뿐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비난하고 죄책감에 쌓인 자신은 그저 관계가 두려워 피하게 되는 결국을 맞이하게 되고 말입니다. 


관계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알아주고 나를 지켜주는 것입니다.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관계가 맺어집니다. 관계라는 것은 혼자 맺는 것이 아닌 쌍방이기에 양쪽 다 자기 살핌과 자기챙김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건강한 관계라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함을 이룬다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이들이 사회 안에서 관계를 맺어간다는 건 충돌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위한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 생각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기에 전부 맞는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걸 인정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고찰하고 상대를 살피는 것이 곧 건강한 관계 맺음으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저 역시 여전히 오랜 친구에게서도 모임을 하며 만나는 이들에게서도 서운하거나 상처를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서운함이나 상처는 내 주관적 해석이기에 서운함과 상처의 근원지를 자신 안에서 찾아내고 상대가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한 연유에 대해 상대 입장에서도 헤아려 봅니다. 


참 신기하게도 상대가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의 대부분은 상대 그 자신에게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말이 나를 향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를 향한 말일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그런 말에는 상처를 받기보다 되려 그 상대의 마음을 좀 더 자세히 살피게 되는 계기기 됩니다. 그 살핌이 곧 그 사람에 대한 태도로 나올 것이고 그로 인해 관계의 유무나 깊이는 반드시 달라질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질문들을 제시합니다. 책을 그저 읽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책 속에 제시된 질문에 대해 쓰면서 스스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이 책이 좀 더 구체적으로 마음 안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관계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를 전해 드렸는데 구체적으로 제 사례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있었던 중요한 사건에 대해 적어보자/내 실수가 아닌데 내 실수인 듯 지적을 하고 공식성상에서 은근히 나를 깔아뭉개는 윗사람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처음 한두 번은 그저 흘려듣고 말았는데 그 이후 선을 넘는다는 것이 분명해져서 내 기분보다는 그분이 왜 그럴까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공식성상이라 나는 그저 듣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굉장히 거북함이 들기는 했다
그런 생각이 자신의 기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일적으로 매주 만나야 하는 관계이기에 껄끄러움이 생기기 시작했고 나보다 윗선이기에 눈치를 보게 되니 그 자리가 영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스스로 알아차린 감정에 대해 적어보자/미묘하게 그분과 신경전이 있었구나 싶었고 그 신경전이 나만 느낀 것이 아니고 그분 역시 나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다는 알아차림이 생기게 됐다 
그 감정을 촉발한 것은 무엇인가/순전히 그분의 마음이다 어떠한 계기나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닌 일방적으로 당한 꼴이기에 그분이 스스로의 마음을 컨트롤하지 못한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서로 합이 맞아야 하는 관계인데 내 기질이 그분과 맞지는 않구나 나뿐 아닌 그분도 느낀듯하다
어떤 충동을 느꼈나/마지막에 나에 대한 감정이구나를 느꼈을 땐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내가 예상한 것이 들어맞으니 오히려 통쾌한 느낌마저 들었다 오히려 애매모호할 때는 나 자신을 탓하기도 했는데 그분이 확실히 선을 넘으시니 내가 느낀 것이 맞아서 속 시원했다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했는가/그분이 선을 넘는 것은 그분 스스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넘는 선에 대해 큰 신경이 쓰이기 않게 되었다 
그렇게 반응한 것의 결과는 어떠했는가/오히려 그분과 딱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할 수 있었고 서로 기질이 다름으로 빚어진 것이라 그저 그분의 기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나랑 전혀 안 맞는 분이라는 확인사살까지 말이다 그저 사무적인 관계만 유지하면 될 뿐이었다 




관계 안에서 생기는 트러블은 오히려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을 관계 안에 있을 때에만 알 수 있는 것도 분명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인간관계에는 분명 대상이 필요한 것이기에 그 대상에 대해 알아가고 나를 알려주므로 수용하고 수용받을 수 있어야 관계가 유지됩니다. 


예시한 제 경우에는 상하관계에서 비롯된 불편함이었는데 오히려 윗사람에 대한 확실한 기질 파악이 되어 저로서는 어떠한 태로를 보여야 하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다수의 분들과 친밀함을 드러내며 사적인 공유까지도 바랬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분과는 딱 사무적인 상하관계가 제가 원하고 안전한 딱 정도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그분과 일적인 부분 외 식사를 하거나 맞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겼는데 서로가 딱 정해진 선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는구나 느꼈답니다. 서로에게 맞는 적정한 선을 초반에 미묘한 신경전 이후 비로소 둘다 알게 되고 지키게 되었다고 할까요?)


모든 관계는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분명한 선이 필요합니다. 그 선을 아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곧 아는 것이고요. 내 감정을 알아야지 내 감정을 지키는 선에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요즘 또 다른 관계에 따른 고민은 아이들 관련입니다. 자식 관련해서는 더 쉽지 않죠. 제가 부딪히게 되는 것이 내 감정이 편한 쪽으로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마찰을 기꺼이 수용할 것인가인데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이 엄마로서 솔직한 마음입니다. 


다만 제가 아이들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커지다 보니 자연 그레 아이들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스스로 느껴져 제 감정에 대해 절제를 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엄마의 마음은 곧 불안이니깐요. 당장 닥칠 일에 대한 불안이 아닌 지금 아이들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아이들 미래에 대한 엄마의 노파심이라고 할까요? 이건 아이들을 닦달해서 해결되는 문제의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엄마가 그저 그 불안한 마음에 대해 스스로 수용하고 아이들과 솔직하게 나누며 엄마의 마음을 전달하는게 차라리 나을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가장 말을 안 듣는 막내에게 말을 안 들어서 엄마가 화가 난다 이야기하고 중1인데 공부보다는 친구들이랑 놀고 축구에 미쳐(?) 있는 큰아이에게는 요즘 엄마가 좀 실망스럽다 정도만 언질 해 줬네요. 







감정은 날씨와 같다
감정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며 
때로는 예측이 가능했다가 때로는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하게 변화한다
감정은 늘 우리가 하는 경험의 일부이다


그뿐일까요?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 정신없이 오락가락하기 마련인데(저만 그럴까요?) 그 마음 근원은 나조차도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나 고민 그리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무엇에 대한 혼란의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실화 시키며 해결하는 방법도 있고 그저 마음의 문제라면 그 마음을 읽어주는 마음 읽기 정도에도 충분히 마음이 가벼워지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어떻게 다룰까



오늘 문득 인생은 마음의 문제이자 마음을 다스리는 평생의 숙제 같구나 했습니다. 성경에도 무릇 네 마음을 더욱 지키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듯합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어지러이 흩어진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 가지며 마음의 무게를 덜어보는 건 어떨까요? 진주서평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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