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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Nov 14. 2023

진주서평 돈의 시그널을 읽어라




        

오랜만에 경제서를 읽습니다. 경제서를 읽는 이유는 비단 재테크나 부동산 내지, 돈을 벌고자 하는 의도보다는 돈이 굴러가는 구조를 알아야지만 세상 이치를 읽는 눈도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세상 이치를 알기도 전에 돈의 굴레에 먼저 씌이고 보니 세상을 알지 못하고 그 흐름을 의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잃고 난 것이 많은 후에야 깨달아졌습니다. 애초에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내 것이 될 수도 있었던 것들에 대한 미련이라고 할까요? 



경제서를 읽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고 경제서를 읽었다고 돈을 벌거나 돈에 밝아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돈에 대한 인식은 전보다 달라졌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은 그냥 오지 않는다는 것도 말입니다. 로또 같은 일확천금이 아니고서는 돈은 단계를 밟아가며 복리처럼 불어나는 것이구나는 아직 벌어보진 않았지만 책을 통해 배워갑니다. 



현대 경쟁학의 아버지라 평가받는 미국의 폴 새뮤얼슨 교수는 
행복이란 소유를 욕구로 나눈 값이라고 정의
욕구보다 소유가 클수록 행복이 커진다는 것 
욕구와 소유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요즘처럼 소유가 곧 행복이자 만족인 시대에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유하면 행복하고 소유하지 못하면 남과의 비교를 통해 급 우울해지거나 급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끼니 말입니다. 누가 무얼 가졌는지 누가 무얼 누리는지 너무도 환하게 들여다보는 지금 이 시대에 자신의 욕구에 대한 철학을 가진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력 아니고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보이는 대로 욕망하는 대로 족족 갖기 위해 빚을 내면서 만족스러울 것인지 욕구와 소유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자신을 훈련해 나가야 할지 이것도 결국 개인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저는 소유의 욕구보다는 경험의 욕구가 큰 편입니다. 제가 가장 욕구하는 것 중에 큰 요소는 눈과 입으로 즐기는 경험과 온 마음과 몸으로 느끼는 여행입니다. 먹는 것을 경험의 욕구로 치는 이유는 단순히 입만 즐거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닌 눈과 함께 즐기고 그 만족스러운 것을 직접 실현(요리나 베이킹) 해 봄으로서 제 요리나 베이킹의 경험치를 키워나가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오감을 만족시키며 경험하게 하는 최고의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하지만(현실적으로 제약이 되는 부분)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욕구에 따른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갈 수 있게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에 제 나름대로는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저에게 여행은 일상에서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쉼이자 최고의 여가에 속합니다. 


욕구가 곧 소유를 불러일으키며 소유냐 무소유냐에서 따라 우리의 기분은 천지차이로 변화를 보입니다. 소유에 갈망이 크다면 소유가 곧 행복이자 무소유가 불행이 되는 건 당연하겠지요? 욕구에 따른 소유와 무소유만으로 바라본다면 말입니다. 


사람이 욕구대로만 살아간다면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요? 소유할수록 행복에 가깝고 무소유하게 됨으로 불행의 나락으로 가게 될까요? 사람마다 다를 듯합니다.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다르고 삶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겁니다. 다만 보이는 것으로 그 이면의 것을 쉽게 보지 못하는 우리는 소유와  무소유냐에 따라 자신의 처지나 감정이 달라진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친한 선생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통장에 일이백이라도 들어 있을 때는 든든하더니 그거마저 없으니 사람이 우울해진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그만큼 돈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고 돈에 여부에 따라 내 감정이 움직인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여러 경제서를 보면 기본적으로 하는 말이 돈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라고 합니다. 아마도 돈에 대한 우리의 감정과 연결이 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돈을 우리 욕구를 채워줄 수단으로만 생각하지만 돈은 돈대로 돈 나름의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돈을 생각하는 우리의 의식에 의해서 개인의 돈에 대한 해석은 저마다 다를 겁니다. 







우리는 돈에 전전긍긍하고 돈의 눈치를 봅니다. 그러니 돈이 우리보다 한수 위인 것이겠죠? 돈 앞에 쭈구리가 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돈에 대한 태도가 돈을 끌어당기는 가장 기본 법칙이 아닐까요? 이것이 돈의 시그널을 읽는 가장 기초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당장의 실용서로서가 아닌 돈에 대한 개인의 기본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경제서를 한 권씩은 꼭 읽어야 할 것입니다.





돈과 감정이 엮인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의식하지 못한 채 (매일 돈 걱정을 하면서도 말입니다. 돈은 돈이고 돈 때문에 좌지우지되는 걱정이라는 감정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못했네요) 마치 몸 따로 마음 따로 노는 양 분리해서 생각만  했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떠올리게 됩니다. 현실적인 돈 걱정에 앞서 돈으로 인해 내 감정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식하면 돈에 대한 욕구나 내 의지에 대해 분명한 답이 나올듯합니다. 그리고 나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연결이 된다면 돈에 대해 현실적 문제는 일도 아닐 것입니다. 



돈 문제와 걱정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것이냐에 따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나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돈 문제 자체로 고민하는지 그로 인해 불거지는 걱정에 함몰되는지에 대해 저자는 분명 이야기합니다. 돈에 대한 감정을 분리시켜 떼어내야지만 현실적인 대안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돈 걱정에 대한 감정으로 그 감정에 몰되어 현실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제 돈 걱정으로 인해 파생된 감정에 사로잡혀 오히려 구체적인 돈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에는 이르지도 못했습니다. 결론을 낼 수 없으니 결론에 따른 대안 역시 생각도 할 수 없이 그저 돈 걱정만 하면서 신세한탄만 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저의 돈에 대한 시그널이자 흐름이었습니다. 돈에 매여 감정에 빠지는 악순환을 계속 번복하니  돈과의 사귐이 원만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걱정의 원인 중 하나는 불확실성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합리적인 재무관리와 금융 교육,
개인의 재무 계획과 우선순위 설정,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 향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확실과 불확실로 분명하게 나뉩니다. 인간이 가장 불안할 때가 불확실할 때라고 하지요? 그러니 돈이 없거나 돈 걱정이 있을 때 불안이 딸려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돈만큼 확실히 우리 앞의 정체를 보여주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습니다. 돈만이 확실하게 자기 존재감을 분명하게 나타내니 우리가 돈에 대해 벌벌 떠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돈을 지배하는 위치가 아닌 돈 앞에 우리가 지배당하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돈을 굴리는 것이 아닌 돈이 날 굴리면 당연히 돈에 연연하게 되고 돈에 저당잡힌 채로 끌려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더 돈에 대한 의식전환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돈을 분명히 알아야 하고 돈에 대한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돈 공부는 필수입니다. 




돈은 현실적으로 다뤄야 하고 돈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재고되야지 우리는 비로소 돈을 관리할 수 있고 돈의 흐름을 따를 수 있습니다.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내 멘탈을 관리하는 능력과도 일치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따라 내 위치나 행복의 기여도가 달리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사실에 근거한 노력의 일환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만 있다면 살아가는 일이 아주 조금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활용하는 차원에서 말입니다. 돈의 여유가 삶의 질적 수준이나 경험치를 늘려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니 말입니다. 




재무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신중한 계획, 의식적인 소비 
종종 장기적인 투자 마인드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쓰인 경제서에 진주서평만의 맛(?)으로 돈에 감정의 서사를 써 나가지만 결국 돈길이 열리게 되는 첫 관문은 돈에 대한 내 감정을 분리하고 돈을 현실적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두 번째 관문이고 말입니다. 저는 첫 관문과 두 번째 관문의 중간에 있는 듯하지만요. 



수입보다 지출이 적어야 한다 
재무목표 세우기를 생활화한다 
예산을 세워서 지출한다 
비상자금을 준비한다
빚을 갚는다 
장기 재무 계획을 세운다 
미래에 대비하여 저축과 투자한다 
다양한 자산을 보유한다 
위험관리(보험료)를 한다 
기부를 한다





100세 시대에 노후에 대한 걱정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먼 미래까지 준비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더하지만 저자의 말이 '최소한 현재와 같은 구매력을 미래 시점에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그저 노후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보다 더 의미심장하고 현실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사실 구매력에 관한 것도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듯합니다. 저는 구매 소비형 스타일은 아니기에 (물론 먹는 것에는 기대치가 있기에 지불하는 비용이 크긴 합니다) 노후에 구매력에 따른 경제력에 대한 부분이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설득력 강한 부분이라 여깁니다. 


개인의 한정된 자원을 늘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저축과 투자이다



경제관리를 함에 있어서 저자는 절약이나 소득을 올리라는 뻔한 말을 했지만 그 말이 진리인 건 분명합니다 요즘처럼 개인 SNS가 활발한 세상에서 소득을 늘리기 위한 요건은 시간만 투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방법 면에 있어서 수익이 확연히 달라지겠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시간 투자만 있다면 얼마든지 소액의 부수입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본 수입과 본업에 따른 부가 수입이 있고  그 외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책을 통해 아주 약간의 부수입을 얻는 정도의 수입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지금 하는 본업이 아닌 제가 지속하고자 하는 부업을 통해 3년 안에 1천만 원 수익이 목표입니다.





돈을 버는 것도 돈을 쓰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목표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돈에 대한 인식과 분명한 사고라는 것입니다. 돈에 대한 나의 감정이나 생각이 아닌 돈 자체에 대한 앎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돈에 대해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을 돈이라 여기지 돈 자체에 대한 앎에 대해서는 무지합니다. 무지한 이에게 돈이 과연 따라올까요? 돈은 자기를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가야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당장의 일확천금을 위한 경제서 읽기가 아닌 돈과의 사귐과 앎의 시작으로 돈과의 친목을 다져가는 의미로 이 책을 읽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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