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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Jan 22. 2024

진주서평 쓰기의 감각




       

글을 쓰고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 글쓰기 관련 책을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글쓰기 관련 책은 여성 작가들이 많이 쓰는 거 같네요?  제가 의도적으로 여성 작가 책을 고른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신기한 건 우리나라 글쓰기 책은 대부분 남성 작가 책이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글쓰기 책은 글쓰기라는 본질을 논한다면 외국 여성 작가들이 쓴 글쓰기 관련 책은 결이 다릅니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서사가 담겨있고 작가 자신의 글 쓰는 자로서의 고뇌가 그대로 읽힙니다. 


그런 의미에서 앤 라모트의 <쓰기의 감각>은 굉장히 사적인 사유에 가까운 글쓰기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읽다가 중도 포기할뻔했지만 마지막쯤 만난 글쓰기 관련 문장은 정말 주옥같았습니다. 마지막에 모든 걸 함축해 놓은 책이라고 할까요? 


왜 글을 쓰고 싶어 할까요? 왜 작가가 되려고 할까요? 문학이라면 그 문학적 감각과 창의성이 동반되지만 비문학은 자신의 전문성을 나누기 위함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비문학이고 글을 쓰고자 함은 나를 말해주는 장치가 글이었고 그 장치를 활용해서 내 삶을 좀 더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그 정리한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길 조금은 바라면서 말이지요. 




나의 글이 인쇄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러한 자극이 어떠한 것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내가 쓴 글이 인쇄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아직 책을 출간 한 적은 없지만 전자책을 한번 만들어서 개인 소장으로 가지고 있고 이번에 작업 중인 전자책은 판매를 목적으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올해 제가 시도하는 첫 도전인 셈입니다. 



내 글을 읽고 내 글에 감동받은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내자고 제안하겠지라며 정말 막연한 꿈을 꾸며 글을 써왔습니다. 운이나 요행을 바랐을까요? 운도 직접적인 액션이 필요한 것을 저는 터무니없이 하늘의 기적만 바랬던가 봅니다. 전자책 발행을 통해 저는 어떠한 결과를 맞이할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뜬구름 잡는 운에 내 글을 맡기진 않겠다는 다짐해 봅니다. 전자책 완성되면 블로그에 소개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패와 성공은 서로 반대가 아닌 결과일 뿐인데 양 극단인 듯 여기며 실패 뒤 성공을 꿈도 꾸지 않은 채 실패만은 면하자며 스스로 지정한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은 채 살아왔습니다. 여전히 그렇게 살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차라리 실패를 거듭했다면 성격상 오기로라도 실패에 도전을 했을 터인데 실패조차 용납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건 제대로 실패를 맛보지 않은 채 그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패에 접근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저 역시 실패라 할 만한 큰 요소는 없이 그저 실패할까 봐 두려운 그 마음을 품은 채로 실패하지 않는 것에 온 에너지를 썼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이유는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패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저 실패를 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쓸 뿐이다 
실패한 자만이 실패의 카드를 뒤집어 성공을 볼 수 있다 
실패를 하지 않으려는 자는 결코 그 뒤 성공의 카드를 볼 기회를 맞이하지 못한다 
실패라는 두려움이 실패 뒤 성공의 카드를 보지 결코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진주-





글쓰기를 갚아야 할 빚처럼 대하라니 정말 멋진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책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 배움의 빚은 내가 써 낸 글로 갚아야 한다는 걸 이 문장이 일깨워 주었답니다. 책은 책으로 보답이 되고 그렇게 또 다른 책을 낳는 것으로 책은 인간이 살아있는 한 지속될 것입니다. 인간사에 글이라는 것은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가 말을 하고 생각을 가진 동물인 이상 책은 써질 수밖에 없고 그 책은 널리 이롭게 전파되어 끊임없이 책을 지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손을 남기기 위함처럼 말입니다. 



좋은 글쓰기는 진실을 말하는 것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종족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본질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에게 독서는 나를 알아가는 앎이자 나를 키워가는 자양분이었습니다. 지금도 역시 그렇습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자라는 것이 아닌 책을 읽고 쓰고 사유하는 그 과정을 통해서 조금 더 진실한 인간으로의 변모를 꽤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본질적인 첫 번째 앎이자 글쓰기의 시초라고 믿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만 합니다. 그러한 작가는 자신의 앎을 진실되어진 방법과 진실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진실을 향유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성정을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이 거대한 고아원이기에 그 고아원에 있는 모든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혹은 돌보기 위해 사랑은 필수적이고 그 사랑을 우리는 진실된 글로써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사랑의 작용이 된다는 것은 써본 자만이 알 수 있고 함께 글을 써 내려간 사람이 사랑이라는 연대로 둘러지게 되는 건 모나리자 글쓰기를 통해 여실히 증명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혼자 글을 쓰므로 여럿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고 함께 글을 써가는 동지로서의 동지애는 서로의 삶에 동아줄 같은 작용으로 서로를 의지하게 만듭니다. 글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말입니다. 






글쓰기는 거대한 산을 정복함이 아닌 산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을 어루어 만져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주로 서평을 쓰지만 한 번씩 일상 에피소드로 글을 써서 올리기도 합니다. 그런 종류의 글은 작정하고 쓰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불현듯 튀어 오르는 요소를 낚아채어 글로 기록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는 이에게 이 문장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글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써지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의 마음을 보기 위함입니다. 한 번씩 들추어지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민낯을 글로 옮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글쓰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다이어리를 매일 수시로 적고 있는데 어느새 데스노트에 가까운 기록이 되고 있지만 그 데스노트에는 여러 인물에 대해 제가 겪는 감정의 기록입니다. 단순히 그 인물에 대한 느낌이나 저주(?)를 적는 것이 아닌 그 인물과 관련한 일을 기록하고 거기에서 파생된 저의 감정을 적으며 그 감점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일을 그저 느낌의 결과만으로 치부하여 버리면 그 감정의 본질은 읽힐 수 없으니 자꾸만 반복이 되어버립니다. 감정의 본질을 알아내고 파악해야지만 그 감정에 대한 대처나 그 감정을 느끼는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음에도 말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계시다면 감정 글쓰기를 써 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글 쓰는 일의 진정한 보상은 바로 글쓰기 그 자체라는 것



글을 쓰는 최초의 수혜자는 글을 쓰는 글쓴이입니다. 저 역시 글을 써 내려가며 쓰지 않고는 절대 경험할 수 없을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자신에게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하기에 글 쓰는 행위 자체가 자신을 위한 최고의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글이 안 써지거나 부족한 자신의 문장력에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싶은 순간도 분명 있지만요. 



요즘 글쓰기가 붐입니다. 사실 본질적인 부분이 우선시 되기보다는 효용의 가치로 글쓰기가 하나의 전략이 된 것이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효용의 가치로 글을 쓰는 건 외적인 만족은 줄지언정 내적인 만족감의 형태는 부족하다 여깁니다. 부디 효용의 가치로서의 글쓰기가 자신으로서의 본질로 돌아가는 작용을 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작가가 되는 일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반드시 인생 여정에 있어서 거룩함이자 진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이루거나 쌓은 것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닌 이루어지고 쌓아진 자아를 지켜보는 것으로서 도달하는 것입니다. 자기애가 충만한 세상이지만 잘못된 자기애의 폐허로 갖은 문제가 생겨나고 있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 세상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건 중심을 먼저 잡아본 자신의 글을 써 내려간 작가의 책입니다. 먼저 써내려간 이들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자아에 대한 사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비로소 완성의 길로 방향 전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주 서평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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