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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Jan 26. 2024

진주서평 몰입의 즐거움




        




참다운 삶을 바라는 사람은 주저 말고 나서라
싫으면  그뿐이지만, 그럼 묘자리나 보러 다니든가

-오든-



책 첫장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첫 문장부터 강렬하죠? '싫으면 그뿐이지만 묘자리나 보러 다니든가' 라는 말에는 묘한 모멸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반면 참다운 삶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물음표도 생깁니다. 


여러분은 참다운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편적인 대답이 아닌 자신에 대한 참다운 삶에 대한 답을 말입니다. 저에게 참다운 삶이란 스스로 살고싶은대로 살아낸 삶을 말합니다. 방종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참 자유를 이루고 만끼하는 삶을 말합니다. 제가 말하는 자유함은 통제되어 있지 않고 걸리지 않는 무방비의 상태를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자유함은 심적인 의미에서의 참된 평안과 안정을 말하고 그러지 못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든것에서 자유를 만끽했노라 고백하고 싶은 것이 저에게 참된 삶을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본디 자기로서의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만족감 내지 충만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희열에 가까운 깨달음을 느낀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자기목적성을 가진 사람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보상이 되기에 물질적 수혜라든가 재미 쾌감 권력 명예 같은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다 

일에서 가정 생활에서 남들과 어울리면서 먹으면서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있을 때도 몰입을 경험하므로 외부적 보상이 없어도 무방하다 이런 사람은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다 외부의 보상이나 위협에 쉽사리 농락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자기를 둘러싼 모든 것에 관여한다 삶의 흐름에 깊숙이 빠져들 줄 안다는 소리다(p157)


저는 제가 하는 모든 것에서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꽤 큽니다. 몰입의 결과로서가 아닌 몰입의 과정에서 제 가치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이 충족이 되어버리니 결과물에 대한 집착이나 기대가 크지 않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은 모나리자 북클럽에서도 다뤘던 도서인데 이 부분에 대한 조언으로 돈과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주셨어요. 하지만 오히려 제가 하는 것들이 돈이라는 결과물로 보여질 때 저는 오히려 제 충족감이 반감될 것을 압니다. 


그리고 내가 누리거나 이룬 것이 환산되는 그 값을 치르는 대상이 생기면 저는 분명 불만족에 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저 스스로 만족하는 이상과 돈으로 값이 매겨지는 것에 대한 이상이 저에게는 분명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성격과 연관이 깊습니다. 저는 제가 지불하는 돈에 대한 댓가를 충분히 받기를 원합니다. 가령 음식점에 가서 그 값어치에 대한 맛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살짝 화가 난답니다. 예전에 선택을 잘못한 저 자신을 탓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유연해졌답니다. 음식맛이 부족했어도 분위기가 좋았다면 그 부분에서 충족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제 성격답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도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은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건 또 다른 문제이니 말입니다. 



바람직한 삶은 어떤 것인가?
무엇이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을 이토록 값지게 만드는 것일까?




바람직한 삶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봅니다. 삶에서 여유를 즐기고 만끽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고 반면 삶의 여유가 자신의 게으름이나 삶에 대한 나태를 의미한다 여기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이렇게 바람직한 삶의 대한 정의는 각자 살아온 시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에 대한 정의를 한번 내려본다면 내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의미나 가치를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의미나 가치를 찾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값지게 만드는 기본을 갖추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여유를 예로 들었는데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무언가 붙쫓고자 하는 마음에 시간에 사로잡혀 종종거리며 애쓴 세월이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애쓰며 살지만 그 애씀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해야하는 일 사이사이에 제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붙쫓고자 하는 것이 막연할 땐 조급함을 한시도 떨쳐내지 못합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것과 막연한 것을 향해 가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시간으로 가는 것과 어떠한 시간이 나에게 당도할지 모른 채 가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산에 오르며 나침판을 들고 가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일까요?


저는 그 조급함의 시간을 지나고 보니 제가 진정 원하는 이상은 성공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 생을 최선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그 과정속에서 만끽하는 즐거움, 바로 저자가 말하는 몰입의 즐거움이었던거 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삶에 대한 총족감이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고 행복감과 비례하진 않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누리는 것과 행복은 다르다고 책에서도 명시합니다. 오히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과 가깝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삶의 선택되어지는 것이 아닌 선택해 나가는 것이고 그 선택의 결과로서 맞이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입니다. 선택지는 저마다 사는 환경과 위치에서 따라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체가 자신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은 진리입니다. 


<몰입의 즐거움>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모나리자 북클럽에서도 각가 살아가는 방식이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으니 말입니다. 옳고 그름도 없고 좋고 나쁜것도 없이 그저 자신에 맞게 자기다운 선택을 해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확신만 스스로 내릴 수 있다면 그 삶이 가장 그다운 인생사가 아닐까요?


삶에 대한 불만과 불평은 고로 자신이 온전히 책임지지 않고 외면해왔던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응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해석이 자기에게로 향하지 않고는 그 인생에서 몰입이라는 것도 몰입을 통해 주어지는 즐거움도 결코 느낄 수 없습니다. 삶은 그저 주어지는 거고 그 주어진 것에 자신은 좋고 나쁘다의 결과론적 사고로 파생되어지는 감정에 빠져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주는 것 중 가장 공평한 것이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니 말입니다. 신은 우리에게 주었고 그 시간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합니다. 그렇기에 시간에 대한 탓은 온전히 자신이 짊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이냐 노예가 될 것이냐를 말입니다. 


저는 끌려다니는 노예에서 그 시간을 주도하는 주인으로서 지금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불명확한 것에 대한 조급함은 시간의 노예로 만들어 버립니다 시간에 한마디로 먹혀 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을 부립니다. 제가 하고 싶고 해야하는 일을 위해서 시간을 유연하게 매만지는 것입니다. 때로 쉼이 필요하다 여기면 한없이 시간에게 자유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주로 일주일 일정을 끝낸 일요일 오후부터는 말입니다. 






수동적으로 여가를 보내는 습성은 이전에 누락된 문제들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삶의 질을 고양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봉쇄하기에 이른다


얼마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열심히 사는 주변 사람을 보면 자신이 너무 나태한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고 말입니다. 이분은 자신의 선택으로 수동적 여가를 2~3년 보내시다 그것이 고착화 되어 그 이상의 것을 이끌어낼 에너지가 생기질 않는다 하셨습니다. 


수동적 여가가 분명 삶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것이 삶의 고착화가 되어버리면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내는 것이 생각보다 굉장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자신에 대한 현타와 자기부정성으로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어버리며 더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게 됩니다. 다행히 그분은 작지만 이끌어 낼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내어 조금씩 자신을 일깨우고 계셨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되지 않을 때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장치를 억지로라도 만들어 내는 것이 좋습니다. 




몰입할 가능성이 더 많은 활동들에 정신력을 투자함으로써
삶의 질을 현실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대화에 정말로 몰입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드높은 존재가 된다
좋은 대화는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재즈 연주와도 같다

몰입의 즐거움은 인간관계에서도 비롯됩니다. 이 문장은 모나리자 북클럽을 설명해주는 적확한 문장이어서였을까요? 재즈는 서로 어우러지는 코드만을 쓰지는 않습니다. 불협이지만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코드가 있습니다. 아마 저자도 그런 맥락에서 재즈로 비유했을 듯 합니다. 


여러 사람이 어우러진다는 건 서로 조화가 되는 코드이기도 하지만 그 코드에 양념을 가하는 불협 코드로 인해 더 화려하고 풍성한 화음을 이룹니다. 마음에 맞는 사람만 만나며 살 수 없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만 만나는 건 사실 살짝 재미가 없지 않을까요.?그리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단편적인 생각이자 편협이고 맞지 않지만 각자에서 맞춰갈 수 있는 여지를 서로에게 주어지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 관계의 스킬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협이 당장은 어 뭐지? 라는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곧 그 불협이 관계를 더 풍성하게 한다는 것은 음악을 즐기고 음악이 끝나는 마지막쯤이야 선명해지니 말입니다. 



사람은 몰입을 낳기에 좋은 활동
곧 정신 노동이나 능동적 여가 활동을 할 때 비로소 몰입을 경험한다

그런 의미에서 몰입의 즐거움을 스스로 창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렇게 다수가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북클럽이라는 장치도 활용해 보시길 적극 권합니다. 




2024년이 밝은지 22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을 잘 지키고 계시나요? 그 계획을 지키고 앞당기는데 일조할 <몰입의 즐거움>을 여러분에게 선사합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에서 삶은 경험이라고 합니다.  경험이라는 것은 절대 수동태일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능동태로서 마구 누리면서 적극적으로 살아가시며 몰입의 즐거움으로 인생의 충만함을 누리시길 바라며 진주서평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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