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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Jun 14. 2024

every day 신앙일기

믿음을 쓰다/4

새로운 식구가 셀단톡에 성경을 몇 장 읽었다며 카톡을 남긴다. 그리고 하는 말이 병원 가는 길에 교회에 들러 기도를 하고 왔다는 것이다. 오 지저스! 아직은 자기를 위한 기도지만 점점 우리 셀을 위한 기도를 해보겠다 한다. 오 할렐루야!


주일 외 찬양대 연습이 아니고는 교회 근처도 가지 않은 나인데, 설사 교회 근처를 지난다 해도 교회를 한번 바라볼 뿐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신앙생활 45년 차와 신앙생활 단 몇 개월 차일뿐인 새 신자는 어떤 마음으로 교회로 발걸음을 향했을까?


나에게 교회는 일터이자 내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곳이다. 반주자로서 30년을 섬기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심지어 주일날 출근과 퇴근을 한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단지 반주 사역을 하는 의미에서 교회를 일터로 여기며 내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 하나님께 쓰임 받는 일에 기쁨으로 오고 가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물론 둘 다일 테지만 새 신자가 기도를 할 마음으로 교회에 발걸음을 향한 마음은 아닐 것은 분명하다.



내가 나의 종 야곱,
내가 택한 자 이스라엘
곧 너를 위하여 네 이름을 불러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지라도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 -이사야 45장 4절



하나님이 찾으시겠다는 영혼에 대해서는 반드시 부르심이 있다는 걸 그 부르심에 응답한 이들로 인해 알고 있다.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부터 같이 신앙생활을 하다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천주교를 다니게 된 친구를 부르실 때도 나를 통해 일하셨고 지금 새 신자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보게 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마주하게 하신다. 대리 은혜라고 할까? 직접적인 은혜도 은혜이지만 곁에서 보게 하시는 대리 은혜 역시 하나님을 깨닫게 하신다.


지금 그 새 신자와 하나님 사이의 내밀한 소통이 가히 은혜스럽고 감사하고 그저 기쁠 뿐이다. 어제 우연히 인스타에 한 영상을 보고 그 영상 속 간증자의 말이 하나님을 믿게 됨으로 반듯해지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누리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자 은혜라는 말이 가슴 깊이 새겨졌다. 지금 새 신자는 어느 누구보다 하나님을 크게 누리고 있는 은혜의 증인인 것이다. 그 은혜가 흘러 내 마음에도 전해지니 그로 인해 나 역시 하나님을 누리는 기쁨을 거저 받는다.


아버지를 처음 만난 그 시간 나는 주저 않아 울었습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가슴에 새겨주신 그 말씀 떠오르네 후회되는 지난날 모두모아 아버지 앞에 드립니다 다시 십자가 앞에 눈을 뜰 때  <다시 살아갈 삶을> 찬양 중


단 한 번의 구원으로 우리를 살려내시는 주님이지만 매일 삶에서 구원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한다. 구원을 단번에 이루어내시는 분은 그분의 영역이지만 매일의 구원을 바라고 행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구원을 작정하신 분의 그 작정하심이 실망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매일 그분 앞에 탄복하며 스스름없이 마주해야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면모를 다져나갈 수 있다.


특히나 신앙생활이 종교생활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일주일에 한번 출석 도장 찍듯이 교회를 오가고 어쩌다 기도를 하고 어쩌다 찬양을 듣는 것은 종교생활일 뿐이다. 우리에게 신앙은 종교생활이 아닌 일상이고 삶이고 인생이 되어야 한다.


부디 지금 임하시는 매일의 은혜의 단비가 새 신자에게 지속적으로 임하길 기도한다. 나 역시 내가 받은 은혜가 구원이 필요한 자에게 흐를 수 있도록 매일 십자가 앞에 나를 내어놓고 주님의 임재하심을 갈망하며 나아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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