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초부터 아프기 시작한 무릎이 여전하다. 통증때문에 저절로 절뚝이게 되기도 하고 심한날은 가만있어도 통증때믄에 신경이 날이 선다.
잘 견디고 버티는 성격에 통각에 민감하다는 건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나는 통각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었다. 예민한 성격이 어찌 통각이라고 무딜까...
무릎이 아프면서 가잘 불편하게 여겨지는 것이 이동시간이 전보다 길어진 것이다. 마구 잰 걸음은 아니지만 느린 걸음도 아니었던 내가 어느날부터 내 예상 시간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기면서 몸의 불편함이 시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걸 알게 됐다.
가장 애가 다는 일은 바로 앞에 버스나 지하철이 있어도 날쎄게 탈 수 없다는 것이다. 지각이란 사전에 없던 내가 시간에 자꾸 걸려 넘어진다. 이것만 해도 충분히 좌절이 깊다.
너무 바삐 살아냈으니 여유를 가져보라는 신호로 여겨보지만 아직은 나의 둔감이 익숙하지 않다.
한동안 견딜만해서 나름 무릎관절을 위한 운동도 하면서 지내는데 봄치고는 비가 잦은 날씨탓인지 통증이 심상치 않다. 그냥 견뎌볼까 싶다가 아프면 참지말라는 주변 이야기가 맴돌아 나서고 본다.
다시 만난 의사 선생님 앞에서 나도 모르게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라는 볼멘소리가 나와버렸다. 젊은 의사샘은 웃으시며 '관리하라는 신호로 생각하시라' 부드럽게 말씀해주신다.
병원을 가기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며 처음으로 내 무릎의 통증이 나에게 좌절을 심어주는구나가 느껴서 침울했던 마음이었는데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는 내 나이를 상기 시키고 또래보다 조금 이르게 찾아온 건강의 신호로 여기자 싶다.
몸이 아프면 몸 아픈걸 알아주는 사람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그동안 내 주변인의 아픔에 난 얼마나 알아줬을까 싶다. 아마도 내가 겪은 일이 아니기에 그저 말뿐인 알아줌이었겠지만 그 말뿐이라도 그 말에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오늘도 나이 지긋한 약사 선생님은 관절염 약이 있다며 아직 젊은데 어쩌냐 걱정스레 한마디 해주신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우울은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좌절감이 먼저가 아닐까싶다. 그 좌절감이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아픔이라는 것이 나를 무력하게 하기 위함이 아닌 나를 더 챙기라는 신호로써 내 몸을 더 돌보자 다짐하고 싶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의사선생님의 책 제목이 '아프도록 수고한 당신'이었나 했는데 너무 애쓰며 살아간 시간이 이제는 내 몸의 돌봄으로 돌아가야 함을 알려주는게 아닐까?
아프도록 수고한 내 몸, 너무 혹사하지 않을께.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