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러지며 입안에 까끌이 남는 스콘같은 삶

by 진주

스콘을 좋아한다. 빵도 아닌 쿠키도 아닌 어쩌면 그 둘을 다 갖춘 스콘을 선호하는 편이다. 빵이면서 스콘이고 스콘이면서 쿠키같은? 스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식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것을 알 것이다.


불현듯 바스라지는 스콘이 떠오른다. 바스라질 뿐 아니라 그 바스라짐은 입안을 영 개운케 하지 못한다. 이것 역시 스콘을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는 느낌이다. 바삭함에 가까운 스콘은 입안에 버터의 기름짐이 남기 마련이다. 물론 아주 잘하는 스콘집은 예외다.


그래서 스콘은 쉬운거 같으면서도 은근히 어려운 베이킹 중 하나다. 그리고 빵집마다 스콘 질감도 전혀 다르기에 스콘 좋아하는 사람이 딱 원하는 질감과 맛을 얻기위해서는 여기저기 스콘값을 치뤄야 한다.


스콘에 꽤 투자해 본 사람이고 성에 안 차 만들기까지 한 사람이니 스콘에 관해서는 날 믿어도 좋다.


요즘 내 삶이 딱 호불호중 불에 가까운 스콘을 여러개 떠안은 기분이다. 안 먹자니 아깝고 먹자니 먹고나서 입이 개운치 않을 것을 알기에 망설이지만 하나씩 겨우 해치우고 있는?


그래서일까? 매일이 개운치 못하다. 개운치 않으니 자꾸만 입안을 헹구고 싶고 차라리 없던 존재처럼 사라지고만 싶다. 진짜 스콘이라면 먹어치우고 찐한 아메리카노로 쑥 헹궈내면 되는데 말이다. 이 놈의 인생은 아무리 먹고 또 먹어치워도 개운함은 커녕 입안에 자꾸만 쩐 기름내를 남긴다. 버터가 왜 쩐 기름이 됐을까 싶지만 말이다. 버터탓인가? 잘 못 버터를 사용한 사람탓인가?


불현듯 버터가 억울할 거 같네? 사람이 레시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탓인데 말이다.


최고의 스콘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빵집마다 스콘을 사다 나르고 영 시원찮을 땐 나만의 최해 스콘 레시피가 있으니 귀찮아도 만들어보면 되지 뭘 그러나 싶다. 이 최애 레시피는 반드시 갓 구운 그 채로 먹어야만 한다. 어쩌면 쩐내를 품고 있었지만 갓 오븐에서 나온 열기덕에 쩐내가 느껴지지 못했으니 말이다.


스콘값을 지불하듯 인생값을 지불하고 있는 것인가, 누구 눈에는 팔자좋은 소리하고 있네라지만 내 보기에 그 팔자가 더 좋아보이던데, 참 이상하다.


가끔은 만든 스콘이 세상 젤 내 입맛에 맞는거 같다가도 만들어내는 수고를 감당하기 싫어 그냥 값을 지불하고야 만다. 스콘값이 꽤 올라 이젠 4천원도 싼 편이지만 말이지만 5천원 그 이상의 스콘은 용납하지 않는다. 스콘에게 5천원 이상의 값은 호사스럽다.


호사스런 스콘값을 치르지 않고서야 어찌 호사스런 인생을 꿈꾸겠나? 5천원 이상의 맛을 내서가 아닌 5천원 이상을 주고 샀기에 5천원 이상의 맛이 있을거란 믿음으로 한번 사치를 부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어쩌면 딱 바스라지는 정도의 스콘값만 지불하고서는 이거 왜 바스라지는거지 탓을 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보니 스콘을 안 먹은지 꽤 오래네. 비싼 스콘값을 한번 제대로 지불해봐?!


생각해보니 스콘을 안만든지도 꽤 됐네.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만드는 정성을 드릴 것인가? 내 스콘을 위해 난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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