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씨의 빵과 구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by 진주

요즘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라고 하면 직접 만든 빵을 만들어 먹는 것과 매일 산책하며 뭉게 구름을 보는 것이다. 직접 만든 빵을 만들어 먹는 행복은 경험해 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최고봉이다. 마치 집안 인테리어를 업자 손에 맡기느냐 직접하느냐에 차이랄까? 내가 공을 들여 만든 것은 그 무엇이든 행복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행복은 경험의 행복과 소유의 행복,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내가 주로 선택하고 누리는 기쁨은 경험의 행복이다. 소유의 행복도 물론 누릴 때가 있지만 무언가를 사는 것 만으로 행복하다기 보다 소유 전 후, 내 감성을 깃들이는 편이라 이 또한 경험의 행복일 수 있다.

내가 만든 식빵


빵을 만드는 일 역시 경험과 소유의 행복이 공존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재료비를 지불함으로 소유하게 되고, 구입한 재료들을 가지고 먹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경험의 행복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빵집에서 파는 빵이 아닌 직접 만드는 빵은 내 입맛에 맞춰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어 낸다. 그러기에 내 미각의 경험이 필요하고 또 빵을 만든다는 행위 자체가 경험의 폭을 넓히는 일이기에 난 빵을 만들어 먹으며 두가지 행복을 매일 누린다. 요즘은 식빵을 만드는데 종류별로 구워서 다양하게 즐기고 주변에 선물도 한다. 그렇게 경험의 행복이 확장되는 기쁨도 느끼게 되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산책하며 찍은 구름 사진

요즘 행복의 또 다른 키워드는 구름이다. 우리나라 구름이 이렇게 다채롭고 아름다웠나 싶을 정도로 올여름 구름은 볼 때마다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구름이 있는 하늘을 바라보게 된 건 코로나 이후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가지 제약이 생기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아이들과 일상에 산책이라는 코스가 새로 생겼다. 우리의 산책 코스는 언덕을 올라야 하는지라 자연히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난 구름과 매일 인사하며 구름에게 빠지기 시작했다.


구름을 바라보는 분명한 심리적 기제가 있을 턴데 아직 확실한 답은 구하지 못했다. 별다를 바 없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국 속에 한숨 가실 틈 없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마음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고 할까? 그리고 구름을 바라보며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그 다양함에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내가 심통을 부리게도 되는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을 자꾸 바라보게 되는 이유는 몽실몽실 포근한 그 구름에 누워 보고 싶었던 어린 시절이 자꾸만 떠올라서 일지도 모른다. 성인이 되어서도 왜 그 구름에 풍덩 빠져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의 유희가 담긴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구름에 안길 수 있는 날은 결코 올 수 없지만 그저 느낌만으로 푹신한 그 구름에 빠져드는 상상을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얼마전 읽은 <굿 라이프>라는 책을 통해 행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있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이 행복 그 자체임을 알게 되었고 살아가는 방식도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었구나 흐뭇하게 위안 받은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며 기쁨의 행복을 나누니 이 또한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상 오늘도 행복을 빚어내는 행복씨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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