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이야기.4

엄마이자 딸인 그녀들의 이야기

by 진주

엄마이자 딸인 그녀들은 여전히 엄마를 사랑했다. 엄마처럼 살기를 원하고 엄마처럼 하지 못하는 것에 엄마에게 경의를 표하며 여전히 엄마에 대한 사랑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했다. 여전히 딸은 엄마를 사랑한다. 엄마의 자리가 지워진 후에도 계속될 엄마의 대한 사랑이 찬란하게 빛날 순간을 그녀들의 눈빛에서 마주했다.


444.jpg 그림책 <고함쟁이 엄마>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른 기억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딸의 위치가 다르니 그럴 수밖에 없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보고 느낀 것은 각자에게 충실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에는 누구의 잘못도 누구의 탓도 아닌 그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이해를 할 수밖에 없음에 그저 안타까워할 뿐이다.


엄마는 사랑이라 여기며 딸에게 생채기를 냈을 테고 딸은 그것이 사랑이 아닌 아픔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서로 다른 이해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쏘아 올린 것이다. 그 오해가 서로에게는 극명한 사실이 될 뿐이고 그 사실에 근거한 삶의 기억을 우리는 차곡히 쌓아 올리며 산다. 그렇게 각자 처해 있는 위치에서 각자의 영역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또 딸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렇게 각자의 영역을 쌓으며 사랑과 오해의 무게에 따라 서로에 대한 이미지가 각인된다. 사랑의 무게가 큰 이들은 서로를 사랑으로 부를 테고 오해의 무게가 큰 이들은 서로를 아픔이라 여기며 안타까워하거나 마주하고 싶지 않을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림책 <고함쟁이 엄마>에서는 엄마에게 상처받은 나의 모든 부분이 흩어진다. 그 흩어진 것을 어렵게 찾아내지만 결국에는 그것들을 엄마가 꼬매고 있다. 그리고 미안하다 말한다. 고함을 치는 것도 엄마의 사랑이고 다시 꼬매는 것도 엄마의 사랑일 테지만 그 사랑의 무게는 흩어진 나에게 가볍지만은 않다. 결국에는 사랑을 주는 입장인 엄마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딸의 숙명인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 사랑이 사랑과 아픔을 동시에 준다는 것을 고함쟁이 엄마는 알았을까? 아마도 고함을 쳐서 너를 부서지게 했지만 결국에는 널 다시 꿰매어 완성시킨 자신의 사랑에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을 주는 사람의 갑의 입장인 것이다.

3333.jpg 그림책 <고함쟁이 엄마>


가장 원초적인 사랑을 허락하는 사람이 엄마라는 존재이기에 엄마는 갑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에 목마른 딸들은 그저 을의 존재로서 엄마에 그늘에 있을 뿐이다. 그 그림자가 날 가릴지언정 엄마의 자부심에 함부로 선을 그을 딸은 흔하지 않다.


그러기에 결국 딸은 엄마를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을 원하며 사랑을 갈구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딸의 엄마에 대한 사랑은 눈물이다.


아직 그녀들의 모녀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딸인 그녀들에게 상처를 주었을지언정 결국 엄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목도하고 끄덕일 뿐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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