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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큐베리 Nov 18. 2023

층간소음에 낯짝 두꺼운 사 남매 엄마

오늘도 엄마는 미안하다.

photo by 이성일


다다다다다다 다다!!! 쿵쾅거림 시작~

아이들이 움직이는 소리 따라

 내 마음도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요즘처럼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아이가 넷이라는 것은 층간소음에 있어서 완벽한 가해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분명한 건 혼자인 아이보다 훨씬 더 많이

 뛰게 될 상황들이 벌어진다.

아이들끼리 순간에 흥분해서 뛰어다니고,

큰 소리를 칠 때마다

나와 남편은 긴장하며,

아이를 잠잠하게 하기 위해 애쓰곤 한다.

아이 넷을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게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의 이런 노력을 알고,

 참아주는 이웃 주민이 있기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받지 않으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가볍다.

  


아이가 넷인데, 층간소음에 대해 마음이 가볍다니?

너무 뻔뻔한 것 아닌가?

 아래층 이웃과 이야기 한 내용으로 증명해보려 한다.

어느 날 아래층 이웃과 인사를 나누며 평소에 아이들을 주의시키고 있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뛰거나 쿵쾅 거릴 때에는 아이들이 많아서

너무 시끄러울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고,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듣게 되었다.     

“아이가 넷이나 있는데, 그 정도 소리만 난 거였어요?

 괜찮아요~

너무 늦은 시간에만 주의하면 돼요”     

그 말을 듣고 감사하면서도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이웃분이 이해해 주시려는 진심 담긴 마음이 느껴져서

어떤 식으로든 그 마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작은 선물로 기프티콘을 보내드렸다.

이어서 온 답변은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거였다.


아래층 이웃분이 직접 보내주신

 문자의 내용을 그대로 적어본다.      


“아직까지는 아이가 통통거리는 소리조차 귀엽게 느껴져요~가끔 좀 심하게 들리는 날엔 부모님이 외출하셨나 보다 생각하거나 손님들이 왔나 보다 생각하면 별 거 아니던데요.

우리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얼마나 주의를 주시면 아이 넷 있는 집이 이 정도일까 하고.. 그리고 쿠폰은 받지 않을게요

늘 마음 졸이며 단속하며 사시는 분들에게 더 필요할 것 같네요~^^

저희는 이 정도면 윗집을 잘 만났다고 생각하며 사니까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이를 넷 키우는 게 무기는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일어나는 크고 작은 소음들에 대해서

늘 죄스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 게 사실이기에

 우리 부부의 이런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죄송스러웠다.


우리 가족이 어떻게 이렇게 배려 깊은 이웃을 만나게 되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감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느 집의 층간소음이 심하다 한들

아이가 넷 있는 우리 집 보다 더 할까?


아무리 조용히 주의시킨다 한들

우리 아이들이 한 발자국 소리도 내지 않으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을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남편은 나에게 항상 말한다.

우리가 조용해서가 아니라 배려 깊은 이웃을 만나서 참아주고 계신 거라고...

아이들에게는 오늘도 천천히! 오늘도 조심조심!

 조금만 조심하자!라고 외치며,

우당탕탕 큰 소음도 작은 소음으로 이해해 주는

 아래층 이웃을 위한 우리 가족만의 작은 노력을 해본다.


#사남매육아 #마흔살육아 #다둥이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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