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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큐베리 Nov 11. 2023

도둑이 제 발 저리듯...

혼자 찔렸던 그림책 한 장면


그림책 스터디에서 노인경 작가의 [곰씨의 의자]에 대한 스터디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선정하고,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품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책 제목은 몇 번 들어본 적 있었으나,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발제하는 선생님이 워낙 섬세하게 조사를 해오셨고,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가님 그림책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쓰인 그림책.




누군가와 만남이 즐겁긴 하지만 적당한 거리 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때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림책이다.

또한 책을 읽다 보면, 관계에서 불편함이 느껴졌을 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그림책.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온전히 타인과의 관계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제시어로 다가온 곰씨의 의자를 보면서 내가 이 그림책을 처음 만났던 그때 그 장면이 떠올랐다.




[곰씨의의자_노인경 작가]


[아이들은 계속계속 쉬지 않고 태어났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장에서 내 어깨가 눌리기 시작했고, 발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출산율 최대치를 끌어올린 우리 집!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계속계속 쉬지 않고 태어난 건 아닌데...

난 해를 거듭할수록 쉬지 않고 육아를 해야만 했고, 그 강도는 점점 세졌다.

첫째 17살 , 둘째 14살 , 셋째 9살 , 넷째 4살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쯤에 우리 집에는 새 생명이 찾아왔다.

내가 계속해서 쉬지 않고,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눈치는 보지 않아도 되는데...

출산율이 너무 낮은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아이를 많이 낳은 걸로 애국자가 되어 있었고,

우리 가족을 처음 만난 사람들은 정말 네 명의 아이가 우리 아이가 맞냐고 물었다.

그분들이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 발행을 하게 된 기념으로 이곳에 외쳐본다.


"네! 맞습니다. 제 아이 맞고요.
 제가 모두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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