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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고신입 Jun 25. 2020

내부브랜딩과 외부브랜딩

속과 겉

이번 글에서는 정의와 예시를 통해 내부브랜딩과 외부브랜딩 각각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내부브랜딩(branding)은 다음과 같은 과정(~ing)입니다. 정체성을 정의하고 정의된 정체성을 내재화 및 체화하는 과정. 내재화체화라는 표현은 홍성태 교수님의 저서 '배민다움' 171페이지에서 발췌했습니다.




외부브랜딩(branding)은 아래와 같은 과정(~ing)입니다. 외부와 맞닿아 있는 접점을 통해 정체성을 밖으로 드러내고 소통하는 과정.




그러나 둘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둘 간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업은 아래 그림의 ①, ②, ③과 같이 둘 사이 영역에 위치할 수 있습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 지난 글에 등장했던 A를 다시 데리고 오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연두색은 가상의 상황, 검정은 상황에 대한 설명입니다.




A는 지금 식당을 차리려고 합니다. 원래도 식당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좋은 매물이 집 근처에 나왔거든요. A는 스스로를 브랜딩해 본 경험을 되살려 식당도 브랜딩 해보기로 합니다.




A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많고 많은 일중에 왜 하필이면 식당을 운영하고자 하는지, 식당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 식당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이니 내부브랜딩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부와의 접점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일입니다.




A는 곧 자신의 음식을 경험한 후 사람들이 보이는 미소에서 큰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식당은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또한 사람들을 미소 짓게만 할 수 있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A는 식당 이름을 '미소식당'으로 지었습니다.

: 정체성에 따라 식당 이름을 '미소식당'으로 지은 것은 내부브랜딩과 외부브랜딩이 혼재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당 이름에 따라 메뉴, 인테리어 및 A자신과 직원들의 말투와 행동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는 내부브랜딩(정체성을 내재화 및 체화)에 가깝지만 고객들이 '미소식당'이라는 식당 이름을 보고, 예상하고, 경험하고, 평가하고, 상기한다는 측면에서는 외부브랜딩과 가깝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둘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내부브랜딩에 가까울 수도 있고 외부브랜딩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소식당의 폰트 크기와 색깔, 로고, 간판 디자인에 관한 선택은 고객(외부)과의 소통 측면에 많은 무게를 두고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외부브랜딩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A는 미소식당에서 판매할 메뉴를 정해야 했습니다. 자신 있는 요리 중에 너무 짜거나 달지 않은 메뉴로 골랐는데 그 이유는 손님들이 식당을 떠난 후에도 미소 짓게 하려면 너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짜거나 달지 않은 음식을 제공한다'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은 내부브랜딩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메뉴 중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할 만한 메뉴를 선택하고 또한 피드백에 따라 레시피를 수정하는 과정은 외부브랜딩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외부 접점은 인테리어도 친절함도 아닌 음식일 테니까요.




함께 일할 직원을 뽑는 기준도 정했습니다.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기 위해서는 음식 솜씨뿐만 아니라 가치관, 사람을 대할 때의 표정과 말투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맞는 직원을 뽑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수소문한 끝에 기준에 딱 맞는 직원을 뽑은 A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소식당의 목적과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떤 질문들은 혼자 답을 내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함께 의논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미소식당의 규칙이나 일하는 방식 등 내부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 함께 미션을 이뤄나갈 구성원의 기준을 설정하고 교육하는 일은 내부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미션과 핵심가치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미션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션은 허울 좋은 문장으로만 남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부 문화를 미션에 맞게 조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을 미소 짓게 한다는 명목으로 구성원에게 너무 많은 희생을 강요하거나 자율성을 제한하는 것이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떨어트리고 그것이 결국 고객들의 미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A와 직원은 밝지만 편안한 느낌을 주는 소품들로 식당을 꾸미고 이에 잘 어울리는 유니폼을 골라 주문했습니다. 손님이 식당에 입장하거나 퇴장할 때의 인사는 최대한 깍듯이 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그들을 미소 짓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미소식당의 목적과 메뉴 등을 담은 브로셔를 만들어 테이블마다 비치했습니다.

: 소품, 유니폼, 인사, 브로셔는 외부 소통의 접점에서 미소식당의 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외부브랜딩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주간 식당을 꾸려가던 A는, 손님들 중 대다수는 깍듯한 인사를 받으면 오히려 긴장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중하지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사법을 바꾸게 됩니다. 

: 브랜딩(branding)은 종착점이 없는 연속적인 과정(ing)인데, 특히 내부브랜딩보다는 외부브랜딩에서 더욱 자주, 활발한 조정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정체성과 미션이 잘 구축되고 내재화되었다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또한 처음에는 인상이 잘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인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부와의 소통 과정은 항상 예민하게 모니터링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위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브랜딩과 외부브랜딩이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굵고 길게 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브랜딩보다 내부브랜딩이 더욱 먼저, 중요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부브랜딩 없는 외부브랜딩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를 만드는 일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위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간도 돈도 인력도 없는데 어느 세월에 내부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나. 마케팅에나 집중해야지', 'SNS에 글이랑 사진만 잘 올리면 내가 원하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야'.




다음 글에서는 위 생각에 대한 반박으로써 개인의 인생과 사업에 있어 내부브랜딩과 외부브랜딩이 각각 왜 필요한지, 특히 내부브랜딩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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