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브랜딩을 통한 비용 절감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은 '비용을 증가시키는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우리가 브랜딩 할 돈이 어디 있어?', '브랜딩? 팔자 좋은 회사 얘기지'. 특히 항상 돈과 시간에 치이는 스타트업에서 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브랜딩, 특히 내부브랜딩은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흉이 아니라 오히려 절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내용입니다만, 내부브랜딩은 사업의 목적(미션)을 명확히 하고 이를 내재화 및 체화하는 작업입니다.
사업의 명확한 목적을 정한다는 것은 뚜렷한 하나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과 같으며 내재화 및 체화한다는 것은
해당 목적이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깊이 젖어 들어 구성원 각각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한 비용 절감은 여러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참고로 사업에서의 비용은 크게 시간 또는 노동력 그리고 금전으로 나뉩니다.
가장 먼저 회의 시간이 줄어듭니다.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내부브랜딩을 이룬 조직의 경우, 회의 빈도뿐 아니라 각 회의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쉽게 말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뤄집니다.
반대로, 구성원들이 사업의 목적, 핵심가치, 업의 정의, 주요 고객에 대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불필요한 회의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주장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회의는 늘어지고 결국 상급자의 의견에 따라 많은 결정이 이뤄지게 됩니다. 상급자가 일관되고 옳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죠.
내부브랜딩은 금전적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용 절감은 다음 두 가지를 통해 이뤄집니다.
첫 번째, 내부브랜딩은 미리 설정한 방향에만 돈과 노동력을 쓰게 만듭니다. 쉽게 말해 인사,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팀에서 쓸데없는 곳에 돈이나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내부브랜딩에 부합하지 않는 곳에 자원을 투입할 논리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외부마케팅 비용의 절감입니다. 이는 내부의 고유한 색이라는 것이 결국 겉으로 배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대외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추구하든 내부 구성원과 파트너사는 진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한 사업체의 실체라는 것은 굳이 폭로라는 극단적인 경로를 통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의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내부 실체와 외부 이미지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외부마케팅 비용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방대한 양의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요즘엔 그 비용의 기울기가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내부브랜딩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체의 경우 내부의 철학과 원칙을 외부에 잘 전달하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세련되게 표현하고 외부의 피드백에 따라 내부브랜딩을 수정하며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오해를 줄이는 외부브랜딩을 하면 됩니다. 여기에 거짓과 위장을 위한 막대한 노력은 필요치 않습니다.
브랜딩은 결코 겉모습만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브랜딩은 안을 단단히 다지고 그것을 밖으로 잘 표현해내는 것입니다.
사업에서의 외부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외부브랜딩에 대해서는 저 역시 학습 중에 있기도 하고 또한 관련 콘텐츠들이 이미 많이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딱딱하고 지루한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글부터는, 다시 S사의 브랜딩 담당자로서 S사의 브랜딩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텐데요 브랜딩 과정에서 가진 다양한 의문점과 시행착오에 대해서 가감 없이 솔직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