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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고신입 Oct 15. 2020

고객 페르소나(2)

고객 페르소나 만들기

이번 글에서는 S사의 고객 페르소나 생성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난관들에 대해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S사가 만든 페르소나의 종류에 대해 먼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S사는 남녀 각 성별마다 3개씩의 페르소나, 총 6개를 만들었습니다. 3개의 페르소나는 주요 고객, 평균 고객, 핵심 고객으로 분류되며 각각은 아래와 같이 정의했습니다.




주요 고객 페르소나: 현재 기준 S사에 가장 자주 방문 및 소비하는 고객

평균 고객 페르소나: 성별, 연령 등의 기본 특성에서는 주요 고객과 일치하지만 

기타 특성들은 해당 인구 평균치에 가까운 고객(잠재고객)

핵심 고객 페르소나: 성별, 연령 등의 기본 특성에서는 주요 고객과 일치하지만

S사의 미션과 핵심가치에 깊이 공감하고 주변에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마치 비공식 앰배서더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고객(잠재고객)




1. 생성 과정

1) 탐색 조사

직원분들의 경험과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성별 주요 고객의 연령을 특정했습니다. 쉽게 얘기해 'S사에 자주 오는 고객의 성별 및 연령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고 각각 '28세 여성'과 '31세 남성'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2) 평균 고객 페르소나 작성

'28세 여성'과 '31세 남성'이라는 특성만 가지고는 가상의 고객을 정의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가상의 고객이지만 마치 실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훨씬 다양한 특성들을 찾아서 부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거주 지역, 혼인 여부, 학력, 직업, 연봉, 운동 빈도, 흡연 및 음주 현황, 자신의 건강에 대한 생각 등의 수많은 특성이 있겠죠. 저희는 최종적으로 125개의 특성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을 부여하는데 아무 논리나 근거가 없다면 어떤 구성원도 이를 신뢰하고 적극 활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몇 주에 걸쳐 '28세 여성'과 '31세 남성'의 평균적인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 조사했고 이 작업에 따른 결과로써 평균 고객 페르소나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주요/평균/핵심 중에 평균 고객 페르소나를 가장 먼저 작성한 논리는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조사 기관에서 사용하는 대표치가 '표본평균'이기 때문에 평균 고객과 관련한 다양한 값은 여러 자료에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평균 고객 페르소나는 표본평균 고객 페르소나라고 부르는 것이 보다 정확할 수 있겠죠. 주요/핵심 고객 페르소나 특성들의 경우엔 위와 같은 표본평균을 기준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평균 고객 페르소나 작성과 그 이후 작업에서 살펴본 자료들의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정부 및 공공기관: 문화 체육 관광부, 농림 축산 식품부, 국민 건강 보험, 통계청, 질병 관리 본부, 국민 건강 통계,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 교육통계서비스,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 서울서베이 등

조사기관: 갤럽, 닐슨, 메조미디어, 오픈서베이, 티켓링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네이버 데이터랩 등

기타: 각종 뉴스 및 기사, 온라인 커뮤니티, 직방 등의 서비스




3) 주요/핵심 고객 페르소나 작성

S사의 주요 고객은 기본적으로 건강 관리나 다이어트에 노력(금전/시간/정신)을 기울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조사 결과 이런 사람들은 보통 학력과 연봉이 평균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요 페르소나의 학력과 연봉을 평균 페르소나에 비해 약간 높게 설정했으며 이런 조정이 기타 특성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기타 특성들을 작성했습니다.




핵심 고객은 보다 진취적인 성향의 사람으로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자기 계발과 사회관계 구축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트렌드에 지속적으로 관심 갖는 사람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라면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것이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역시 기타 특성들에도 위와 같은 조정을 반영했습니다.




4) 검증 및 수정

검증을 위해서는 페르소나와 거의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 인터뷰하거나 그들의 SNS 계정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작성된 특성들이 실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추가적인 특성들까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 난관

1) 데이터 조합(=조각 맞추기)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상당히 많은 자료들을 찾아 활용했지만 그중에 S사를 위해 만들어진 자료는 당연히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즉, S사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료를 취합하여 정리하고 가공하는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말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예 중에서 몇 가지만 공유하자면, S사는 28세 미혼 여성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자료들은 25~29세 또는 20~29세처럼 구간이 나눠져 있으며 28세에 대한 자료가 있다 하더라도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작성된 자료입니다. 만약 28세 미혼 여성에 대한 자료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다음 단계로 서울 관악구 청룡동에 사는 28세 미혼 여성에 대한 유의미한 자료를 찾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적 추론'과 '중복 확인(더블체크)'이라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논리적 추론의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서울에 혼자 사는 25~29세 여성의 평균 연봉이 3천만 원이라고 하면 28세 여성은 이보다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25~29세 중에서는 25세의 연봉이 가장 낮고 29세에 가장 높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높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산이 필요했죠.




중복 확인이라고 하면 논리적 추론을 통해 작성된 내용을 다른 자료를 통해 한번 더 검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8세 직장인 여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 서울 청룡동이라는 자료가 있고 청룡동에서 가장 많이 출근하는 지역이 선릉역이라고 한다면(그나마 관련도가 가장 높은 자료) 28세 직장인 여성 중에 선릉역에 근무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를 찾아보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125개의 특성을 부여했으니 그 과정이 굉장히 복잡했겠죠.




2) 멘탈 관리

필요에 딱 맞는 자료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자료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한번 더 현실과 멀어진다는 생각 때문에 무의미한 작업 같이 느껴져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한번 더 찾고 고민하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분명 의미 있는 자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진짜로 열심히 찾고 고민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만든 페르소나에 대해 참여한 구성원들은 물론 외부 인원이 공감할 수 있었으므로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물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의미 있는 페르소나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믿음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페르소나들은 실제 회의에서 근거자료로 인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페르소나 인용이 아직까진 부분적으로만 이뤄지고 있지만 페르소나 활용의 필요성과 신뢰성에 대한 홍보가 내부적으로 더 많이 이뤄진다면 더욱 일관되고 날카로운 기획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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