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를 추억하다.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by 멜랑콜리

올해 설 연휴였다.

작년 추석 연휴에는 통영을 갔다 오더니, 설 연휴가 되니까 바다를 건너버렸다.


왜 나고야를 선택했었는지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단순히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도시를 선택했다고 하기에는 뭔가 구체적이었던 기억만 있을 뿐이다.


부랴부랴 비행기표를 사고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설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출발했다.

그리고 2시간도 되지 않아 약간은 허무하리만치 가까운 일본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나고야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부했다.

알고 보니 먹을 게 참으로 많은 도시였다.

비단 라멘과 맥주뿐만 아니라 디저트로도 브런치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주어진 일주일 동안 참으로 열심히 걸었다.

발 닿는 대로 걷고 그러다 시간 되면 나고야의 음식을 먹고

저녁에는 맥주 한 캔 혹은 한 병씩 마시며 마무리했다.

일본 만화책에서 아빠들이 저녁에 반주를 하는 기분을 조금이나마 느꼈던 것 같다.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대부분 동양인이었다.

한국인도 일본인도 중국인도 많았다.

신기하게도 유럽 여행할 때 느꼈던 이질감과는 또 다른 이질감을 느꼈더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자체는 참 편안했었다.

비 와서 못 나가겠다 싶으면 그냥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고

나가자 싶으면 대강 옷 챙겨 입고 나가서 걸었다.

돈 주고 왔으니 뽕빼야지 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원래 그런 생각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래도 의외의 길거리 공연도 보고 의외의 가게들도 찾고 했으니 다행인 걸까.


내가 영어로 물어볼 때마다 당황하던 사람들이

다시 단어로나마 일본어로 이야기할 때 웃어주고 친절히 대해주던 게

일본어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일본인들의 상업 정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인이 싫다며 쫓겨나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싶었다.


이제는 유럽에 살고 있자니, 문득 일본에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명절 연휴라는 단어도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키워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추석이 되어 다시 생각나는 일본의 도시 나고야.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결과로써 남겨진 추억은 제법 잘 간직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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