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걸 챙겨가는 방법.
일기 (日記)
•1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
•2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장부.
•3
폐위된 임금의 치세를 적은 역사. 폐주이므로 실록에 끼이지 못하고 달리 취급되었다.
여러분은 일기를 쓰시나요?
일기를 생각하면 초등학생 시절이 떠오릅니다.
방학 동안 즐겁게 놀다가 개학날이 다가오면 가장 걱정되는 일이 바로 ‘일기’였습니다.
일기를 몰아서 쓴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개학 전 일주일은 밀린 일기를 쓰느라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일기는 개학 전에 해야 하는 숙제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일기를 쓰게 된 계기가 생겼습니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은 일기를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던 시기였기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뭐든 해보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를 시간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무엇을 했고, 무엇을 먹었고, 누구를 만났는지…
매일 일기를 쓰다 보니 비슷한 하루 속 비슷한 일들로 채워졌습니다.
비슷한 순간을 매번 일기로 풀어낸다는 것에 흥미를 잃고 점점 일기와 멀어지게 되었고, 매일 쓰기로 다짐했던 마음은 사라져 갔습니다.
그러던 중, 일기를 쓰게 된 새로운 계기가 생겼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저는 일하던 중 교통사고가 났었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당장의 회복에 집중했지만, 몸이 점점 회복될수록 당장의 치료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야 할 스스로가 뒤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 방법을 찾다 발견한 것이 바로 ‘일기’였습니다.
일기를 통해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하루 속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무엇보다 감사한 일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관찰하면서 발생한 일보다는 감정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지만, 같은 감정이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으며, 감사함을 느낄 때도 속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상황은 나의 태도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몰랐던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이럴 때 이런 감정을 느끼고, 어떤 부분이 불편하며, 어떤 부분이 좋은지 포착하다 보니 태도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습니다.
일하던 중 자전거를 타다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커플을 만났습니다.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며 일기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루 중 만난 벚꽃과 함께 사진을 남기는 것, 봄이 다가오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
우리가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든 싫든, 기쁘든 슬프든 삶의 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
그저 흘러갈 수 있는 하루를 소중히 남길 수 있는 기회이자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루를 순간포착하는 것.
어떤 일이든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갖고 가고 싶지만 놓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모든 것을 챙겨가는 건 욕심일 것이고, 그렇게 하기도 힘들 겁니다.
그러나 하루를 포착하는 것, 하루의 마무리를 일기로 기록하는 방법이 어쩌면 놓친 무언가를 챙겨갈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기 (日記)
•1
하루를 순간포착하는 방법
•2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
•3
놓친 무언가를 챙겨갈 수 있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