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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방 Jun 17. 2024

1화. 사람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다.


직장생활 10년 차, 퇴사를 고민합니다.


초중고 12년, 대학 4년, 그리고 회사 취직. 흔하디 흔한코스를 밟아 어느덧 직장생활 10년 차가 되었다. 학교생활, 직장생활 도합 26년이 훌쩍 넘었는데 조직 안에 섞여 살며 여전히 대인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던 내게 원인 모를 병이 찾아왔다.


“선생님, 소화가 전혀 안 돼요. 초음파 결과도 전혀 문제가 없다면 무슨 문제일까요?“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편히 먹으세요.”


그놈의 스트레스!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사람이 누가 있나.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까지 몸이 아파야 하는 걸까.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위가 조여 온다. 먹은 것을 토해낸다. 두통이 찾아온다. 업무를 할 수가 없다. 열흘 넘게 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팀장님, 저 반차 쓰고 병원 다녀와도 될까요?”

“얼른 들어가 봐. 뭔지는 모르겠지만 스트레스 그만 받고 푹 쉬어라.“


스트레스가 내 통제로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닌데 마음먹는다고 안 받을 수 있을까? 집에 오니 위 통증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도 맑아진다. 회사만 벗어나면 편안해지는데 사무실 공간으로 들어가면 숨이 턱턱 막히기 시작한다.


“남편! 나 반차 쓰고 병원 갔다가 집에 왔어.”

“괜찮아? 매번 아파서 연차 쓰니 마음이 아프다 정말.”


남편은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매일 저녁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내 편이라고는 정말 가족뿐일까?




상담받아보는 게 어때?

사진출처 pinterest


우연히 옆 부서의 동료와 차를 마시게 되었다. 얼마 전 책을 추천해 주며 가까워진 직원인데 낯빛이 어둡다며 걱정을 건넸다.


“저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몸이 너무 아파요.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에요.”


“내가 지난 3개월 동안 그랬어. 나도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퇴사하려고 준비까지 다 했는데 상담받고 정말 많이 좋아졌어. 상담받아보는 거 어때?”



무지한 나는 상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상담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상태일 때 받아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내 상태정도면 심각하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상담센터 가볼까...?


상담 신청서를 썼다. 접수 버튼을 누를지 말지 며칠을 고민했다. 정말 받아도 되는 걸까? 에라 모르겠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퇴사하자!



그리고 일주일 후,

난생처음 상담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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