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껴본 감정이 재현될때, 쿵 하고 가슴이 울린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큰 감흥이 없던 것들이었는데,
작년 11월 결혼이란걸 하고나니 갑자기 쿵 하고 가슴을 울리는 경우가 있다.
티비 채널을 돌리다 영화 맘마미아의 음악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게 되었고 아바 음악으로 만들어진 영화로는 맘마미아보다 뮤리엘의 웨딩이 더 재밌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별 감흥없이 영화음악소개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Slipping Through My Fingers"가 나오는 순간 멈칫,
메릴 스트립이 딸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면서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며 울고 말았다.
결혼식 때 울지 않기 위해 나는 의식적으로 엄마의 눈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되려 평온해졌는지 엄마 아빠의 표정까지 신경쓰는 대범함도 생겼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아빠가 안아주며 했던 한마디 말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잘 살아"
아빠와 결혼하겠다던 꼬맹이는 어느 새 훌쩍 자라서 결혼을 한다고 집을 떠나간다고 한다.
익숙한 것들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이 훨씬 많은 곳으로 떠나보낼 딸에 대한 감정이
그 당사자인 딸보다 더 복잡미묘한 사람이 부모님이 아닐런지.
메릴 스트립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그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미처 알지 못했을 그 감정을 딸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보니
문득 부모님이 보고싶다.
이 새벽에 다시금 그 노래를 들으면서 새삼스레 울컥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