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늘을 봐요.

by 메리링


아이와 함께 쭈꾸미 보리밥을 먹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순간,
“엄마, 하늘을 봐요. 하늘이 너무 예뻐요!”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은 석양이 지며

보랏빛과 푸른빛이 겹겹이 스며 있었다.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곱고 고운 빛깔이다.


그 하늘을 함께 바라보다가,

서로의 손끝을 한 손씩 맞대어 작은 하트를 그려보았다.
너는 오른손을 나는 왼손을...
아들 손이 더 크고 투박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손이 더 뭉뚝하다.
엉성한 하트를 몇 번이나 이어 만들며 웃다 보니,

어느새 신호가 바뀌고...
둘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며, 신호등을 보며 달려갔다.

그렇게 쌓인 방학의 하루하루가

어느새 흘러가 버렸다.
카페와 도서관을 함께 오가며,

마치 한 몸처럼 붙어 있던 시간들.
이제 기숙사로 떠난 너의 자리가

엄마에겐 많이 허전하구나.

가끔은 아들인지 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애교 많고, 배려 깊은 우리 집 기쁨조, 둘째.


네가 남긴 웃음과 온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오늘은 햇살만 유난히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