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에게 물어봐

무중력 상태를 구현하는 물리적 고찰

by 탄주


우리 드라마 최초로 우주선 안이 배경으로 나오는 장면이 등장했다. 우리 배우가 우주선을 타고 무중력 상태에서 연기하는 장면인데 나는 이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을까 매우 궁금했다. 집사람은 아마도 무중력을 구현할 수 있는 지상 세트에서 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지상에서 어떻게 중력을 없애서 무중력을 만들 것인가? 제작진이 많은 돈과 고도의 기술로 세트를 진공으로 하면 중력도 없어질 것인가? 진공 상태가 되면 중력도 따라서 없어지는 건가? 공기가 없는 것과 중력이 없는 것이 관계가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둘은 전혀 관계가 없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면 둥둥 떠다닐 것인가? 아니면 자유 낙하할 것인가? 정답은 자유낙하한다. 공기가 없으므로 마찰이 없어 교과서에서 기술하는 매초마다 속도가 9.8m/s씩 증가한다. 이를 우리는 중력가속도라고 부른다. 실제로는 공기의 마찰 때문에 땅에 닿을 때까지 속도가 증가하지 못하고 중력과 마찰력이 같아질 때부터 일정한 속도로 낙하하게 되는데 이를 종단속도라고 부른다. 그러나 진공상태에서는 마찰이 없으므로 땅에 닿을 때까지 속도가 빨라지며 심지어 오리털과 쇠구슬도 동시에 떨어진다. 진공상태와 무중력 상태는 관계가 없다.

그러면 지구 밖으로 나가면 무중력인가? 지구 밖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대류권? 성층권? 중력은 지구가 중심으로 당기는 힘이고 그 힘은 거리에 반비례하여 줄어든다. 따라서 어느 고도에서 갑자기 0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지구의 중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면 무한대의 거리까지 멀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멀리 가면 거기에는 또 다른 천체의 중력이 기다리고 있다. 태양의 중력과 지구 중력이 비기는 곳은 무중력일까? 우주에 태양과 지구만 있을 때만 사실이다. 달은 왜 빼는데. 그 밖의 많은 천체들의 중력도 있다. 그 모두의 중력이 상쇄되는 장소가 있을까? 그럴 확률은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디가 무중력이란 말인가? 우주 어디에도 무중력이란 없다. 그럼 우주인들이 공간에 둥둥 떠다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설명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졌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사람은 어떻게 될까? 만약 빈 엘리베이터와 사람을 옥상에서 자유낙하시키면 누가 먼저 땅에 떨어질까? 물리법칙은 그 둘은 동시에 떨어진다가 답이다. 물론 공기의 저항은 무시했다. 실제로 엘리베이터와 사람이 받는 마찰력은 비슷해서 실제로도 거의 동시에 떨어질 것이다. 그럼 사람이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 때는 어떨까? 엘리베이터만 떨어지고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머리가 천정에 부딪히는데 그럴까? 그렇지 않다.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짐과 동시에 바닥이 없어지므로 모두 자유낙하 한다. 엘리베이터가 1m 떨어질 때 사람도 1m 떨어지고 심지어 먹고 있다 흘린 생수방울도 1m 떨어져서 그 엘리베이터 안의 모든 물질은 같은 속도로 평행이동한다. 흘린 물방울이 내 눈앞에서 둥둥 떠다닐 것이다. 밖에 보면 추락 중이지만 안에 있던 사람은 그 순간 중력이 사라져서 모든 것이 엘리베이터 안을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무중력 상태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실은 중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력이 없어진 것과 같은 상태라고 봐야 한다.


비행기와 우주선의 차이가 무엇인가? 가격? 비행고도? 엔진? 속도? 이들 모두가 차이가 있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무중력상태를 경험할 수 있냐의 여부다. 비행기에서도 수 초간 무중력을 경험할 가능성은 있다. 난기류를 만나서 갑자기 비행기가 수 초간 떨어질 때 승객들은 일시적으로 몸이 공중에 뜨는 경험을 하는데 그것이 무중력 경험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공포심만 경험할 것이고 그 시간이 몇 분간 진행이 되면 아마도 비행기 안은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왜냐면 비행기가 추락할 때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비행기에서 무중력을 수 분간 경험한다는 것은 살아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우주선은 어떤가? 우주선은 비행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훨씬 빠른 속도로 날다가 엔진이 정지된다. 이때부터 우주선 안은 무중력에 돌입하게 되고 우주선은 낙하를 하게 되는데 정지하기 전의 빠른 속도 때문에 바로 아래로 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진행하면서 낙하한다. 이때 초속 8km/s이상이 되면 우주선은 땅과 가까워지지 않는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우주선이 떨어진 만큼 땅도 휘어져서 우주선과 땅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즉 우주선은 영원히 땅에 닿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부른다. 우주선이 움직이는 공간에는 공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엔진이 정지하기 전의 속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우주선 안의 무중력은 유지되고 우주인은 무중력을 며 칠 몇 년을 경험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주선의 속도가 11.2km/s가 됐을 때 엔진이 정지되면 우주선은 지표면에서 점점 멀어지고 마침내 지구의 인력권을 벗어나게 된다. 이를 우리는 탈출속도라고 부른다. 지구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모든 물체는 이 속도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8km/s와 11.2km/s 사이에서 엔진이 정지된 물체는 지구를 탈출할 수도 없고 지구 표면에 떨어지지도 않고 영원히 지구 둘레를 돌 수밖에 없다. 이를 우리는 위성이라고 부르고 그중에 가장 유명한 천연위성이 바로 달이다. 태초에 달이 생길 때 더 많은 천체들이 생겼을 텐데 그중에 속도가 8km/s에 미달된 것은 이미 지구로 떨어졌고, 11.2km/s이상이었던 것들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다른 천체에 잡혔거나 아니면 다른 천체와 부딪혀 소멸되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이 무중력을 경험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공포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지상에서 그나마 비슷한 것은 수중 유영이라고 한다. 수중에서는 부력과 중력이 평형을 이루어 사람이 수중에서 둥둥 떠다닐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주선 안의 실제 무중력 상태와 다르다. 실제 무중력 상태 실험은 특수 제작된 비행기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과정은 이렇다. 예비 우주인을 태운 비행기가 이륙하여 상승하고 정상 근처에 도달되기 전 엔진을 정지한다. 그러면 비행기는 포물선 운동을 하게 되고 그때부터 그 비행기 안은 무중력 상태가 된다. 이 기회에 훈련생들은 다양한 무중력 훈련을 하게 되는데 그 시간이 1분을 넘지 않는다. 비행기는 포물선 운동을 하다가 땅에 닿기 전에 엔진을 가동하여 다시 상승하고 정상 부근에서 다시 엔진을 정지하여 무중력을 만들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훈련한다고 한다.

다시 별들에게 물어봐로 돌아와서 무중력 장면 촬영이 궁금하여 챗gpt에 물어보니 실제 우주선이나 우주 비행사 훈련용 비행기에서 촬영이 아니라 와이어 스킬과 엄청나게 많은 CG, 이은 후반 작업을 거쳐서 완성된 작품이라는 대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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