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오 Dec 22. 2020

들어가서 얼른 자


“들어가서 얼른 자. 따듯한 물로 씻고 일단 자. 그리고 내일 일어나서 하고 싶은 대로 살아. 눈 뜨면 또 살아져.”


힘들다고 아프다고 말하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생각해 보니 오늘 하루도 그랬다. 지난밤에는 갖가지 생각들에 내일이 무서웠는데, 하루가 벌써 지났다. 그의 말처럼 눈 뜨고 일어나면 또 그렇게 살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온통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사실 처음으로 퇴직을 했지만 2020년의 나는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 정말 하루도 없었다. 매일이 아프고 무겁고 조마조마했다. 즐거운 일들 속에서도 늘 조바심을 내는 내가 있었다.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멈추면 가능할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몸이라도 편하게 두고 싶다. 그냥 나를 좀 저 멀리 내버려 두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베이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