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나누었던 작별 인사
1년 전 여름. 나의 작은 사랑이 떠났다.
모두가 조용히 준비하고 있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아무리 외면해도 결국 맞이해야 할 순간. 이 작은 사랑의 마지막은 더없이 작고 약해 제대로 안을 수조차 없었다. 그저 그 모습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혹여나 홀로 외롭게 보내게 될까, 잠깐 눈을 돌린 사이 혼자 멀리 가 버릴까 조마조마했다. 다행이라고 말해도 될까. 멀리 떨어져 만나기 어려웠던 가족 모두를 만나 함께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이 아닌척하며 건네는 작별 인사. 다시 회복하고 일어나 또 만나는 내일이 오길 바라며 전하는 인사. 어쩌면 모두의 바람은 그저 이 고마운 친구가 편히 가기를 더는 아프지 않고, 쉴 수 있기를 바랐는지 모르겠다.
1년이 지났다. 조용히, 크게 다르지 않은 매일을 보내며. 지나는 다른 강아지들을 보면 부러움과, 아쉬움,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다시는 나의 작은 사랑을 안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슬펐다. 슬프다는 말이 이렇게나 부족한 표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볼 수 없고, 다시 만날 수 없어 슬프다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아픈 마음을 이토록 깊은 슬픔은. 어떻게도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울 수밖에.
이제 1년, 울지 않고 지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득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으려 했다. 밖으로 소리는 뱉은 순간,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올까 무서웠을지 모르겠다. 어여쁜 우리의 작은 사랑은 제주 우리 집에서 함께하고 있다. 고개 돌리면 시선이 닿는 곳에. 아직은 긴 작별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아, 여전히 함께 하는 중이다. 요즘은 힘들거나 기대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 작은 사랑의 이름을 부른다. 마치 무엇이든 도와줄 것만 같다. 우리의 귀여운 할머니, 작고 어여쁜 사랑. 분명, 저 멀리서 아니 바로 옆에서 우리를 지키고 있을 큰 사랑,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