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2일의 감정, 영화를 보고
몸이 너무 아파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출근하지 못한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고 회사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본가에 오기까지도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오고 나니 편안하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봤다. 처음에는 난해해서 내가 이해나 할 수 있을까, 그냥 편안하게 느끼는대로 보자 마음 먹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나도 정신없이 영화에 빠져들었다. 비록 사실일지라도, 주인공과 영화가 선택한 결말이 허무론에 그치지 않아서 좋았다. 그 이유는 사실 일상에서도 많은 불안, 죄책감, 버림받음, 열등감, 외로움의 결말이 허무주의와 자책으로 가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의 끝은 보통 돌 장면에서 끝나기 쉬우니까. 그래서 영화의 다음 대사와 의미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Everything, Everywhere
말 그대로 어디에서 그 누구든 될 수 있어도 당신의 곁에서 그 한 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말.
종종 현실보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사람을 원하면서도 수많은 우주 속에서 만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과 그 시간을 사랑하고, 친절하게 대하려는 것. 한 끝의 다정함과 친절로 살아남는 투사가 되겠다는 말.
그러니 다시 현실이 시궁창에 빠져도 당신의 옆에 있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니라, 수많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중에서 내가 선택한 삶, 사람이라는 것과 그래서 아무것도 아니지 않고 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만큼 살아온 나를 자랑스럽게 여겨주는 것.
일전 대학교에서 진행된 변영주 감독님의 강연에서 들었던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비롯되는 '연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한다. 나는 특별해야 하고 대단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듯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너그럽고 다정하길.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나와 타인이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