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9월 5일의 감정
오늘도 피곤했지만, 어제보다 기분이 좋아진 하루였다.
할 일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몸이 힘들어도 주말을 앞두고 있다는 마음 덕분일 수도 있겠다.
대신 머릿속이 산만해지고 공부에 집중하기는 어려웠지만, 조금이라도 할만큼은 했으니 인정하고 주말을 노려봐야겠다.
어른이 된지 거의 10년이 되었지만, 스스로 어른이라는 사실을 자각 못할 때가 꽤 있다.
'어른들'이라는 말을 쓸 때도 습관처럼 거기에 나는 속하지 않는 듯이 생각한다는 데에 놀라기도 한다. 나도 어른이지만 나보다 더 어른이 따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동경하는 어른의 모습이란 힘들고, 괴롭고, 즐거운 감정을 일일이 내색하지 않는 것이다.
정확히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 모습 같다. 자기 감정을 들이밀기보다 한 발 앞서서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가라앉혀놓는 것.
사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와도 맞닿아 있는데, 나보다 타인의 감정을 더 우선시하고 있는 모습에서 나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숙한 어른이란, 타인에 대한 사랑과 조금 더 가까워져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슬프면 울고, 즐거우면 웃고, 놀고 싶으면 틈내서 놀고, 힘들면 누군가에게 얘기하거나 도망치고만 싶은데, 그런 면에서 스스로 이상 속 어른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나보다.
괜찮은 척 해도 다 티가 나는 것 같고, 혼자서라도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거나 표현하고 싶다. 어릴 땐 오히려 상대적으로 철 든 애였던 것 같은데, 날이 갈수록 이런 면이 더 두드러진다.
그래서 아직은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도 무언가에 대해 그렇게 책임감을 느끼는 날이 올까, 기대도 된다.
개인적으로 나이 자체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30'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
만나이를 내세우며 농담삼아 이십대의 끝자락을 부정하고는 했는데,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때로 만나이를 집어넣고, 서른이 되면 삼십살이라고 자랑하고 다니기로.
내게 서른은 왠지 기특하고 애매하고, 성숙하지만 설레는 시작 같은 나이다. 뿌듯하게 자랑하고 다니면서,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며 할 수 있을 때에 더 많은 일들을 저질러봐야겠다.
그렇게 가장 찬란한 시기를 보내고, 나의 40대, 50대를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