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8월 16일의 감정
나는 늘 "오늘 하루를 마지막인것처럼 살아라"라는 말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확히는 헷갈렸던 것 같다.
어떤 의미일까, 오늘 즐거운 일을 하기 위해 너무 하기 싫은 건 하지 말고 미뤄도 된다는 말일까? 하지만 '내일'이 존재하고, 과제를 하고 회사를 가야하는 일상이 존재하잖아?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평소처럼 일하러 가거나 공부를 하고 있진 않을텐데. 그럼 이런 일을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얼른 찾아서 매일 해야 할까?
그러나 '좋아하는 무언가'는 아무리 찾고 고민해도 상상 속에서처럼 내 손에 딱 쥐여지지 않았고, 그걸 찾지 못한 현실은 공허하고 가치가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미래에 언젠가 그것을 찾게 되면 비로소 행복해질거라 여기며, 현재에 몰입하지 못하고 자주 이유 없이 불안해졌다. 특히 어릴 때는 쾌락, 자극추구와 헷갈려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일상의 태도를 합리화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쾌락과 자극 추구에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이 부재해서, 결국엔 나를 더 나약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수 년 간의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 문장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답이 조금 달라졌다.
오늘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라는 태도에 대한 말이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매일을 마지막처럼 살라는 말은 삶의 마지막 날에 할 것만 같은 행동들만 매일 하며 살라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내가 가진 것과 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그 순간에 몰입하여, 단 하나뿐인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소중히 살아내라는 뜻인 것 같다.
과거는 이미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 내가 가진 것은 지금 뿐이니까.
내가 이해한 바도 나중에 또 바뀔 수 있고, 정답이란게 없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어렸을 때의 생각이 그때는 답이었던 것처럼, 지금의 생각이 불완전해도, 주어진 삶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보려는 나름의 노력으로 이해하고 싶다.
서툰 성장을 스스로 기특해하면서 너그럽게 지켜봐주고 싶은 마음이다.
-----
유독 구름이 예쁜 날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가서 거의 12시간을 논 것은 오랜만이었다. 비록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지만, 햇빛 아래 인천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고민을 얘기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과 구름을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
자주 보고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했다. 무엇보다 나를 꾸며내거나 억지로 맞출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대할 수 있어서, 이런 소중한 동료들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했다.
언제부턴가 즐거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런 순간에 실망하기 싫어서 관계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지금의 소중한 순간과 관계에 감사함을 느끼고, 오늘 함께하는 시간을 있는 힘껏 즐기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시간이 지나 더이상 자주 함께 하지 못해도, 추억은 남고 또 다른 좋은 동료들을 만나 서로 의지할 수도 있겠지. 모순적이지만 나는 혼자인 것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을 중요하고 애틋하게 여긴다. 앞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성장해갈 30대, 40대가 기대되는 기분이었다. 오늘의 즐거운 기억으로 또 내일 할 일을 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