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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나 가꾸기

by 또피

3월 20일


셀프네일을 시작한 지 3년쯤 되어가는 것 같다. 원래는 샵에서 받곤 했는데 한번 가면 6-7만 원씩 드는 돈이 점점 부담이 되고 매번 네일샵 스케줄에 맞추고 왕복 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예쁜 손톱이 주는 만족감은 포기할 수 없기에.. 차선책으로 주변에 셀프네일을 하는 친구를 보고 ‘그래 나 디자인 전공했는데’라는 괜한 자신감으로 첫 시도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원컬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남짓이 걸렸다. 이 시간이면 네일샵까지 가서 네일을 받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어도 남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실력이 쌓이며 네일을 하는 시간은 반으로 줄었고 현재는 돈도 시간도 아끼며 하고 싶은 네일은 웬만하면 다 할 수 있는 어느덧 네일의 중수쯤은 된 거 같다. 비용적으로도 처음에 도구를 사고 젤네일을 구매하는 초기비용만 지출하면 이후에는 0원이면 예쁜 네일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초기비용조차도 네일샵 한 번 가는 돈이면 마련할 수 있다.

샵에서 받는 거보다 셀프네일을 하는 것이 시간적, 경제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지만 1시간 동안 잔뜩 웅크려서 손톱에 집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냥 안 하는 게 승자 일수도 있다. 주변에서도 네일에 큰돈과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네일은 중독’. 네일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젤네일을 계속하다 잠시 손톱에 휴식을 줄 때면 내 맨톱(맨 손톱)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매일 화장을 하다 갑자기 로션만 바른채로 회사에 출근하는 기분?

사실 나는 안 했을 때의 부끄러움보다 했을 때의 만족감이 훨씬 커서 네일을 고수하는 편이다. 손톱을 예쁘게 다듬고 나의 피부톤과 찰떡인 컬러의 네일을 발랐을 때의 기분은 별 것 아닌 사소한 변화지만 괜한 자신감과 행복감을 준다. 예쁜 손톱에 왠지 손이 더 예뻐 보이기도 해서 괜히 흘깃 흘깃 들여다보곤 한다. 네일을 할 때는 꽤 힘들지만 1시간을 투자해 2주 동안 행복하다면 꽤 괜찮은 투자 아닌가? 아니 이보다 완벽한 투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네일 컬러는 100%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빨리 새로운 색으로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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