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건강했으면
성숙해지며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이 실감 나는 순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체력은 말할 것도 없고 식성부터 취향까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믿었던 ‘나이’는 생각보다 내 삶 많은 곳에 침투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예전에 어른들의 “건강검진하기 무서워”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차피 내 몸인데 검진해서 아픈 곳을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면 좋은 게 아닌가?라는 단순하고 어린 생각을 했었다.
크진 않지만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고 병원에 다니는 횟수가 늘어나며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내 몸과 체력에 건강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내 몸뚱이를 숫자와 수치로 직면해야 하는 건강검진은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등학생 때 성적표를 받기 전 하나하나 이름이 호명되며 내 순서가 다가올 때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쿵쾅거렸던 그 기분, 그때의 떨림과 비슷한 긴장감이다.
검진이 무서워진 또 다른 이유는 건강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졌기 때문도 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체력이 곧 정신력이고, 하루의 태도가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체력이 뒷바쳐줘야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고, 컨디션이 좋아야 좋은 태도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건강과 체력관리에 힘쓰며 세월의 풍파를 최대한 피해 가보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회사 찬스로 종합건강검진을 했다. 다행히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2년 후, 다시 검진을 할 그날이면 또다시 나를 직면하기 무서울 것 같다. 걱정이 많은 내 성격 덕분에(?) 또래에 비해 더 열심히 건강관리를 하는 편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아주 건강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