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아, 진짜 앞으로 어떡하지?! 영역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살아야 하나? 여기만큼 먹을 게 풍부하고 숨어 살기에 좋은 곳은 없는데..."
"크륵, 크륵, 크르르릉"
영역에 나타난 침입자의 흔적으로 영역을 버리고 다른 곳에 이주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 그 흔적을 남긴 침입자는 내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내 뒤를 밟으며 추격해 오기 시작했다.
"아 진짜, 어떡하라... 응?"
고민하는 도중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왠지 좀 불길한데... 근처에 뭐가 있나?!"
나는 불길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고 이상한 소리와 이상한 냄새가 안 나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러나 특별히 이상한 것을 찾지 못했다.
"뭐야, 기분 탓인가... 으아아악! 뭐, 뭐야?!"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이, 수풀 속에서 무언가 나를 덮쳤다. 나는 필사적으로 날 덮친 불청객을 떼어내려고 몸부림쳤고 불청객은 내 힘과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졌다.
"저건?!"
족제비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 몸길이 25~39cm, 체중 360~1kg에 달하는 육식동물, 최근 도심에서는 흔하게 발견된다.
"역시 저놈이었어, 영역 근처 하천에 남겨진 발자국과 먹이흔적, 모두 족제비가 남긴 흔적이었어..."
"크르르르릉!"
족제비는 나를 보자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거칠게 울부짖었다.
"힘과 체급에선 내가 우위지만 경험도 부족하고... 뭣보다 저 녀석은 성질머리가 더러운 데다 자기보다 큰 녀석도 손쉽게 잡는 무시무시한 놈이야..."
"그런 놈을 상대로 도망쳤다간 바로 추격당해서 뒷목을 물려 사망할 테고... 게다가 저 놈도 순순히 보내줄 것 같지 않아... 역시 맞서 싸우는 수밖에 없는 건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족제비는 먼저 공격하지 않고 내 주위를 어슬렁어슬렁거리며 마치 내가 어떤 상대인지를 파악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탐색하는 건가? 하긴 아무리 건장한 수컷 족제비라도 자기보다 4배 이상의 체급을 지닌 아성체 너구리를 상대로 함부로 덤비기는 어려울 거야... 그러니 녀석도 신중할 수밖에 없어, 놈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경쟁자를 죽이는 걸 원하겠지."
"일단 스피드에서는 내가 압도적으로 느려, 그러니 상대하면서 적당한 타이밍을 봐서 놈의 숨통을 끊어야 해!"
내가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해 계획을 끝마쳤을 무렵, 족제비도 나에 대한 탐색이 끝났는지 나를 향해 울부짖더니 그대로 송곳니와 발톱을 드러내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좋아, 덤빌 테면 덤비라고!!"
"크아아앙!!"
그렇게 나와 수컷 족제비 사이의 영역과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