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작지만 포악한 포식자 2

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by viper

"좋아, 덤빌 테면 덤비라고!!"

"크아아앙!"


그렇게 나와 족제비 간의 영역과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되었다.


"크아아앙!"

"크윽..."


족제비는 빠르게 달려들어 내 목을 물었다. 나는 고통스러웠지만 다행히 깊게 물리지 않았고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자 족제비는 나가떨어졌다.


"니 놈의 목을 물어뜯어주마!"


나는 그 틈을 노리고 그대로 족제비의 목을 노리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족제비는 빠르게 내 송곳니를 회피하고 그 상태로 올라탔으며 발톱으로 내 털은 붙잡은 채 내 목덜미를 날카롭고 예리한 이빨로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망했다..."


나의 공격은 실패했고 되려 보기 좋게 족제비들이 자신보다 큰 사냥감을 사냥하는 수법에 걸려들었다.


족제비는 몸집이 작지만 자신보다 큰 동물을 사냥할 때 사냥감의 등 위로 올라탄 뒤 날카로운 이빨로 목덜미와 경추를 물어뜯어 치명상을 입힌다.


이대로 녀석에게 공격을 허용시키면 나는 녀석에게 물려 죽는다. 아니나 다를까 놈은 내 목덜미를 예리한 송곳니로 물어뜯었다.


"이대로면 죽는다... 죽는다... 죽어..."


그렇게 족제비가 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죽음이 가까워지는 것 같았고, 인간들이 말하는 주마등처럼 내가 지금껏 살아온 과정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젠장, 이대로 끝인가... 허무하군..."


그렇게 힘이 빠지려는 순간 독립하고 아득바득 살아온 과정이 눈에 밟혔고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대로 죽을 거야? 그동안 죽기 살기로 살아왔는데, 이대로 끝인 거야?!"


나는 그 소리를 듣자 오히려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빠지던 힘에서 오히려 힘이 더 샘솟는 것 같았다.


"아니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나는 크게 울부짖으면서 다시 일어났고 그 모습을 본 족제비는 당황한 기색이 여력 했다.


"으아아아!! 떨어져라!!"


나는 보다 격렬하게 몸부림쳤고 족제비는 발톱으로 더 버텨보려고 했고, 나는 놈을 어떻게든 떼어내기 위해 온몸을 이곳저곳 부딪히기 시작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몸을 부딪히기 시작하자 족제비라도 이건 버티긴 힘들었는지 점점 버티는 힘이 약해지더니 결국엔 떨어져 나갔다.


"크륵, 크르르르륵... 크륵?!"


놈이 정신을 차리려는 사이, 나는 놈의 목을 물어뜯었다.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발악했지만 놈을 문채로 세차게 휘둘렀다. 이윽고 괴성을 지르던 놈은 점점 잠잠해지더니 그대로 축 늘어졌다.


놈이 죽었다, 그래, 내가 이겼다! 나는 승리에 도취해 울부짖었다.


그러자 나의 포효를 들은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싸움을 지켜본 건지 까치, 까마귀 떼가 족제비의 사체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떤 개체들은 사체를 두고 서로 싸우기도 했다.


"헥, 헥, 이대로 여기 계속 있으면 위험할 것 같아... 사체를 멀리 치워두고, 내일 아침 영역을 옮겨야겠어..."


나는 족제비와의 싸움 이후 이대로 계속 영역에 머무르는 건 위험하다고 직감했다. 만일 그대로 계속 영역에 머무르게 되면 족제비 말고도 다른 포식자가 내 영역에 침입할 수도 있고 그 침입자가 내가 감당 못하는 수준의 강한 녀석일 수도 있기에 영역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족제비의 사체를 보금자리로부터 멀리 치우고 뒤 나는 기절한 보금자리에서 깊이 잠들었다. 생애 처음으로 다른 포식자와 싸운 날이다 보니 엄청 피곤한 하루였다. 오늘따라 들개 무리의 하울링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리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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