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그게... 인간이라고...?!"
"그렇네... 인간이라는 건 자연의 어느 동물과는 이질적인 사악함을 지닌 존재지."
"그렇지만 그렇게 사악한 존재면 왜 길고양이에게도 먹이를 주는 건데...? 그렇게 사악하다면 먹이를 베풀 필요도 없잖아!"
"인간이란 건 사악하면서도 변덕이 심한 존재이기에 자신들의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지, 그 먹이도 인간의 그런 마음의 연장선이지... 귀엽다고 귀여워하면서도 싫증이 나면 망설임 없이 손절해 버리지..."
"난 오래 살면서 인간들에 대해 많은 것을 보았다. 많은 도시를 인간들이 만들어내고 환경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땅을 마구 파해쳤지, 다른 동물들은 신경도 안 쓰고 되려 자신들에게 거슬린다는 이유로 모두 죽여버렸지."
"어떻게 그런 짓을..."
"지금 이 세계의 주인은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들만의 규칙으로 이 서계를 관리하고 자신들의 규칙에게 거슬리는 건 제거해 버리지, 이것이 이 세계의 규칙이다. 이 세계에서 인간을 거스르면 죽음뿐이다."
"어떻게 그런..."
그 순간 어디선가 꾸에엑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무슨 소리지?!"
"멧돼지로군."
멧돼지
경우제목 멧돼지과에 속하는 포유류. 몸길이 2m에 최대 무게 300kg에 달하는 국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야생동물이자 최상위 포식자.
도시에 나타난 멧돼지는 눈에 뵈는 게 없는지 정신없이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질주하면서 건물이건 자동차건 이리저리 들이받으며 울부짖었다.
"흐음... 제법 연륜이 있는 개체 같다만 안됬군... 이미 인간들의 심기를 너무 거스르게 했어..."
"그게 무슨...?"
그때였다. 한 무리의 인간들이 기다란 막대기 같은 걸 가지고 왔다. 그 막대기에서 불과 굉음을 내뿜었고 멧돼지는 처음은 버티는 듯 하지만 이내 2~3번 굉음이 나더니 그대로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제법 오래 버텼군, 연륜만큼 덩치가 큰 녀석이라 2~3발은 맞고 버티다니... 대단하군."
"방금 그거 도대체 어떻게 된 건데?"
"말했지 않느냐? 이 세계에서 인간을 거스르는 자는 죽음뿐이라고."
"그게 아니라 방금 뭘 했길래 저 큰 멧돼지가 힘 없이 죽는 건데?!"
"저건 총이라고 하는 거다. 동물들이 인간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는 도구, 이상한 냄새를 풍기면서 막대기 끝에서 나오는 불은 커다란 멧돼지라도 몇 번 맞으면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무기지."
"그럼 우리도 인간을 거스르게 하면 죽는 거야?"
"아마 그럴 테지, 이 세계의 주인은 인간이니까, 다만 내가 알기로 우리 같은 건 뜰채로 잡는다고 하더군, 그리곤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 같더군."
나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인간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고 거슬리게 하면 방금 전의 멧돼지나 덩치 큰 동족처럼 죽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심기를 잘못 거스르기만 해도 죽게 되는 거니...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쿤이 입을 열었다.
"혹시 그거 아나? 인간은 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많은 환경을 바꿨지, 그러면서 제법 신기한 걸 만들었다는데, 한번 보러 가지 않겠나?"
"신기한 거?"
방금까지만 해도 인간의 잔혹성에 겁에 질린 나는 쿤이 말하는 신기한 곳에 귀가 솔깃해지며 그 말에 관심을 보였다.
"신기한 거라니? 그게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