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우리 얼마나 가야 하는 거야?"
"앞으로 이틀은 더 걸린다네."
나는 지금 쿤이 말한 신기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근데 말이야 당신, 어디까지 가봤길래 이런 곳도 아는 거야?"
내 말을 들은 쿤은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주 멀리 가 봤네, 젊었을 적에는 강물을 따라 서쪽으로 걸어서 바다까지 가 보았네."
"바다? 그게 뭐야?"
"강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넓고 수량이 아주 많은 곳이지. 그곳에서 나는 강에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생물을 보았지, 특히 고래라는 게 아주 놀라웠지."
"헤에, 고래라고? 바다엔 그런 거도 사나 보지?"
"커다란 물고기 같은 동물인데 이 세상 어떤 동물보다 크고 아름다웠다네..."
"헤에..."
쿤은 바다뿐만 아니라 철조망이 쳐져있는 땅까지 가보았다고 했으며 그곳에서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이틀 후 나와 쿤은 신기한 곳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천에서 하얀 게 나온다."
"그건 수증기라고 하는 거네, 뜨거운 물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지."
"뜨겁다고? 뭐야 이거 따뜻하잖아?!"
나는 하천에 발을 담그자 다른 하천들과 다르게 따뜻한 기운이 맴돌았다.
"이 하천 주변에 공장들이 있는데, 인간들이 뜨거운 물을 이 하천에다 버리는 것 같더군."
"뭐지, 이 작지만 화려하게 생긴 송사리는?"
구피
열대송사리목 포에킬리아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관상어로 많이 키우는 1.5~7cm의 담수어
"이 하천에는 따뜻한 물이 흐르다 보니 여기에는 온갖 신기한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네, 가끔 나도 처음 보는 게 발견되곤 한다네."
그렇게 나와 쿤은 뜨거운 물이 흐르는 하천을 샅샅이 뒤져가며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오홋! 가재다! 이 녀석은 내가 먹던 거랑은 다르게 생겼네?"
대리석무늬가재
십각목 미국가재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흔히 미스테리가재라고 불린다. 길이 13cm로 단위생식이 가능하다.
"이거는 내가 먹던 거랑은 다른 맛이 나네..."
내가 가재를 씹어먹고 있을 무렵 쿤이 다급한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봐 달이, 거기로 도망치는 물고기 좀 잡아주게!"
내쪽으로 붕어만 한 물고기 1마리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그 물고기를 물고 육지 쪽으로 집어던졌다.
모잠비크틸라피아
페클라목 시클리드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흔히 역돔이라 부르는 담수어, 최대 길이 39cm, 최대 무게 1.1kg.
"크다!"
"이걸 쫓으려니 이젠 나이도 있어서 잡는 게 힘들구먼... 헥, 헥..."
"저 물고기 외에도 검은 갑옷을 입은 메기 같은 놈들도 있지만 그놈들은 영 먹을만한 부위가 적다네, 단단하기만 하고..."
그렇게 나와 쿤이 뜨거운 물이 흐르는 하천에서 식사를 하려던 찰나 한 무리의 인간들이 들이닥쳤다.
"인간?! 어째서 여기에?"
나와 쿤은 인간을 보고 경계했지만 그 인간은 여태껏 본 인간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군, 구피천에 사는 열대생물들이 너구리와 같은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된다는 건가? 아주 흥미롭군."
그 인간은 혼자 중얼거리더니 이후 혼자서 뭐라 뭐라 떠들기 시작했다.
"저 인간은 대체 뭘 하려는거지?"
"뭘하고 있는겐가?! 얼른 가세!"
"으,응!"
나와 쿤은 뜨거운 물이 흐르는 하천에서 하루 정도 머물다가 본래 있던 서식지로 향했다.
"정말이지 신기한 곳이야... 뜨거운 물이 흐르면서 처음 보는 물고기들이 사는 하천이라니 평소에는 이런 경험은 못할 거야...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도..."
한편 강기슭에서는 한 무리의 생물들이 생애 최대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 무리를 이룬 채 여러 마리가 강 하구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