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대한민국 중부 지역의 어느 도심의 산속
"어떤가? 자네, 이런 곳은 처음인가?"
"처음이야... 이런 곳은..."
나는 하천가에서 평생을 태어나고 자랐다. 알고 있는 생태계의 전부가 도심과 하천뿐이었는데, 쿤에 의해 산림이라는 새로운 생태계에 오게 되었다.
나는 도심과 하천가와는 사뭇 다른 숲 속의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도시나 하천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면서 커다란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란 숲은 나에게 있어, 신 세계였다.
"정말 멋지다..."
"진짜 처음인가 보네, 이렇게 넋 놓은 거 보면, 언제까지 넋 놓고 있을 텐가? 먹을 걸 구해야지!"
"아아, 맞다. 먹을 거..."
"근데 이 숲에는 어떤 먹을 게 있는 거야?"
"이 숲은 도심보다는 먹을 게 제법 많다네, 숲에서 자라는 열매들부터, 숲에 사는 벌레나 뱀, 운이 좋으면 멧토끼나 꿩 같은 산짐승도 먹을 수 있지..."
그렇게 나와 쿤은 코를 땅에 박고 먹이를 찾기 시작했고, 그러다 단단한 껍질을 가진 열매를 발견했다.
"음? 오독오독 씹히는 게 맛있는데?"
"도토리를 찾았나 보군... 이맘때에 도토리들이 땅으로 떨어지곤 하지..."
나와 쿤은 땅에 떨어진 도토리들을 주워 먹었다. 땅에 도토리가 제법 많이 떨어져 있어서 부족하진 않았다. 그 순간 근처 풀숲에서 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렸고 무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푸륵, 푸륵, 푸르륵."
"멧돼지다."
풀숲에서 커다란 멧돼지가 나왔고 멧돼지는 도토리를 원하는지 도토리를 먹고 있는 우리를 쫓아내기 위해 엄니를 휘둘렀다.
"이쯤에서 물러나게나..."
나는 쿤의 조언대로 먹고 있던 도토리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자 멧돼지는 나름 만족을 하고 도토리를 커다란 머리로 흡입했다.
"저 녀석도 도토리를 좋아하나 보군. "
"그야 당연하지 이 산에서 도토리는 이 산에 사는 많은 동물들을 먹여 살리는 훌륭한 자원이지."
"그리고 오늘은 이쯤에서 끝나서 다행일세, 멧돼지들은 주로 식물을 먹지만 어떤 개체들은 적극적으로 사냥을 하여 고기도 먹는다네..."
"저, 덩치가 사냥을 한다고?!"
"그렇네, 이따금씩 고라니 같은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적극적으로 사냥하거나 들개들의 먹이를 강탈하기도 하지."
"완전 위험한 녀석이잖아, 이거..."
그렇게 우리는 멧돼지를 뒤로 하고 다시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 숲에는 여름이 되면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들이 많이 몰려들기도 한다네."
"그거 먹을 수 있는 거야?"
"당연히 먹을 수 있다네, 단단한 외피 덕에 씹어먹는 맛이 있다네."
"오~ 그런 게 있다고? 한번 먹어보고 싶네..."
우리는 둘로 나뉘어서 먹이를 찾기 시작했고 나는 한참 동안 먹이를 찾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가시로 뒤덮여 있지만 안에 갈색의 알맹이가 있는 열매, 밤이다.
밤송이를 발견한 나는 필사적으로 밤을 까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가시에만 찔릴 뿐 밤송이는 벌어지지 않았다.
"젠장 이거 왜 이리, 안 까지는 거야? 어... 기분 탓인가?"
나는 밤송이를 까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고 나는 다가올 위험도 모른 채 밤을 까는 것에 집중했다. 누군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부~후, 부~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