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쓰레기가 만든 덫

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by viper

"크륵... 크르륵..."


습지의 물속에서 한 마리의 커다란 파충류가 가재를 사냥해 뜯어먹고 있다. 그 파충류가 뜯어먹은 자리에는 무수히 많은 가재의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먹이 찾기 위해 습지대를 맴돌았다. 그러나 발견되는 건 누군가 먹다 남긴 가재의 잔해뿐 평소 자주 보이는 가재들이 보이지 않았다.


"쳇, 평소라면 자주 보였는데, 오늘은 보이지도 않잖아..."


오늘은 수확이 좋지 않다. 그렇게 실망하고 다른 먹이를 찾으러 습지대를 떠나려는 순간, 왜가리 1마리가 내 눈앞에 얼쩡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안 그래도 오늘 건진 것도 없는데, 새 새끼까지 주변에서 얼씬 거리네... 저리 안가?!"


나는 송곳니를 드러내고 맹렬히 짖어 왜가리를 쫓아냈다. 그 순간 나의 눈에 끔찍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쪽 다리가 낚싯줄에 휘감겨 발가락이 없었다.


"그런 걸 봤단 말이지?"

"그래, 그렇다니까 다리 한쪽이 거의 불구였다고!"

"운이 좋은 녀석이로군..."

"운이 좋다고?!"

"그래, 낚싯줄에 발가락만 잃은 거면 운이 좋은 걸세, 낚싯줄에 걸리면 다리 하나가 못 쓰게 되는 건 기본이고 목에 감기게 되면 죽을 수도 있다네."

"주, 죽을 수도 있다고?"


"그런 위험한 게 왜 버려진 건데...?!"

"아직도 모르는 건가? 인간이니까 그런 거지... 인간들은 쓰레기로 우리 같은 동물은 어떻게 되든 신경도 안 쓴다네, 그저 자신들이 다 썼으면 버리는 거지."

"어떻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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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자신이 버린 쓰레기에 대해서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건가? 자신이 버린 쓰레기를 수습하려 하지 않는 걸까?"


나는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라는 덫에 고민을 한채 길을 걸었다. 그러다 그때 그 왜가리와 마주쳤다. 그 왜가리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먹이를 찾아다니고 있었고 한 낚시꾼 주변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저 녀석, 낚시꾼에게 물고기라도 구걸할 생각인가?"


그 왜가리는 점점 낚시꾼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인간이 팔을 뻗으면 가까워질 거리까지 다가왔다. 그렇게 먹이를 또 얻어먹으려는 순간...


"지금이야 덮쳐!"


한 무리의 인간들이 갑자기 땅에서 튀어나와 그물로 왜가리를 덮쳤고, 낚시꾼은 낚싯대를 내려놓고 모자를 벗었다. 그 인간이었다. 낚시꾼의 정체가 뜨거운 하천, 참게의 대이동 때 보았던 이상한 인간이었다.


인간들은 왜가리를 순식간에 제압했고 나는 너무 놀랐지만 그 녀석만은 죽이지 말라며 인간들을 향해 마구 짖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이상한 인간은 손에 든 도구로 왜가리의 다리에 묶인 낚싯줄을 끊었고 다리에 휘감긴 낚싯줄을 모두 제거했다.


"휴우... 이제 끝났군."


인간들이 놓아준 왜가리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훨훨 날아갔다.


"아,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 녀석 경계심이 강해서 잡아서 풀 수 있나 싶었는데 이리 쉽게 끝나서 다행이다."


나는 인간은 사악하다는 쿤의 말과는 전혀 다른 별난 인간의 모습에 얼떨떨한지 그 주위를 맴돌았다. 그날 나는 인간이라고 해도 모두가 사악한 건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적어도 별난 인간같이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 주는 인간들도 있는 것 같았다.


한편 달이 무리의 영역 외곽에 한 무리의 들개들이 나타났다.


"킁킁..."

"왜 그러십니까? 대장?"

"그 너구리 자식... 살아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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