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생 너구리, 달이
"헥, 헥... 기다리게, 같이 가게나...!"
쿤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쿤이 우리 너구리들의 평균 수명보다 나이가 많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쇠약해지는 것 같았다. 당분간 쿤과 함께 먹이를 구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거기다 시력도 점점 약해져 가는지 눈앞에 있는 것도 잘 못 찾는 것 같고 걷는 속도도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았다. 현재까지는 내가 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쿤이 쇠약해진 지금은 내가 쿤을 챙겨주어야 할 것 같다.
쿤도 지금까지는 힘들다고 내색하진 않았지만 쿤 자신도 내심 알고 있었을 거다. 자신의 수명이 다해간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나에겐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거지... 나는 쿤을 위해 먹을 것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다.
"왈왈왈!!"
먹이를 찾으려다 난생처음 보는 동물과 마주했다. 그 동물은 온몸이 흰털로 뒤덮였고 나를 보자마자 맹렬하게 짖었다. 나는 그 동물이 공격할까 봐 경고를 하기 위해 송곳니를 드러내며 한번 짖었다. 그러자 인간이 나타나 그 동물을 안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그건 개라네..."
내가 영문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을 때 뒤처져 있던 쿤이 다가와 말했다.
"그게 개라고? 들개랑은 정말 다르게 생겼는데?!"
"본디, 인간들은 다른 동물을 키우기도 한다네, 개도 그들이 키우는 동물 중 하나라네..."
"그럼 들개들도 인간이 키우는 거야?"
"그건 아니라네... 그 녀석들은 버려진 거라네..."
"버려진 거라고? 그 들개들이...?"
"본디 그 녀석들은 인간들에게 이쁨 받으며 길러지던 존재였지, 그러나 인간들은 개들을 여러 이유를 대며 길 위에 버렸지... 그 놈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리를 이루어 멧돼지에 대항하고 약한 동물들을 먹어치웠네, 그렇게 사나워지고 야생성이 강해져 버려진 개들이 지금의 들개가 된 거라네..."
"그게 들개가 된 거라고? 잠깐 그렇지만 들개들 중에서는 아까 본 개처럼 작은 건 없던데...?"
"들개들 중에서 덩치가 큰 놈들이 많은 건 그 녀석들이 살아남기 유리한 것 때문이라네, 덩치가 작은놈들은 생존에 불리하여 인간들이 사는 곳을 맴돌 뿐이지..."
"그럼 날 쫓았던 그 들개 무리도 그런 케이스인가?"
"아니, 그 녀석들은 인간에게 버려진 들개들이 번식을 하여 새끼를 낳은 2세대라네."
"2세대라고? 그건 부모 세대와는 뭐가 다른 거지?"
"1세대들은 인간의 손을 한번 탔기에 인간의 손길을 타지만, 그 이후 세대부터는 야생성이 훨씬 강하기에 훨씬 위험하지."
"훨씬 위험하다고?"
"근데 아이러니한 건 인간에게 버려진 들개들은 자신들을 버린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려는 건지, 이놈들이 되려 인간들에게 피해를 주더군..."
"정말이지 신기하지 않은가? 인간들이 저지른 행동이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영향을 끼치니..."
"인간이 저지른 행동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게 된다라... 신기하네... 그러면 인간들은 언젠가 모든 행동이 업보로 돌아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