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야생 너구리
"하아, 정말이지... 결국엔 다시 혼자가 되었잖아..."
지난번 들개 무리의 습격으로 쿤이 사망한 이후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혼자가 된 만큼 나는 어떻게든 혼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안전한 영역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그 놈들을 따돌릴 수 있냐고?"
내가 들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근처 하천가에서 괴성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하천에서 무언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10kg이 족히 넘는 늑대거북과 왜가리와의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늑대거북은 왜가리의 다리를 물고 늘어졌으며 왜가리는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왜가리는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위해 날카롭고 뾰족한 부리로 늑대거북의 등을 사정없이 쪼아댔다.
그러나 바위같이 단단한 늑대거북의 등에는 생채기 하나 남기지 못하였고 왜가리는 살기 위해 큰 날개를 마구 퍼덕였으나 늑대거북은 아랑곳하지 않고 좌우로 휘둘러 왜가리를 제압했으며 그대로 목을 물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젠장, 엄청나군... 역시 저런 괴물이랑은 엮이지 않는 게... 가만 저 녀석이 사는 영역 주변이면 들개들은 좀처럼 접근하진 못할 텐데... 게다가 놈은 육지에선 느리니까 녀석이 사는 지역 주변에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군..."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생각하는 사이, 어디선가 특이한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소리는 분명..?"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빠르게 달려갔고 그곳에는 수꿩 1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었다.
"이게 웬 떡이야? 근처에 꿩이 있었다니..."
나는 꿩을 사냥하기 위해 기척을 죽이고 꿩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꿩은 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먹이를 먹는데, 정신이 팔린 상태였고 기다란 갈대숲이 나의 모습을 감춰주었다. 나는 조심조심 다가가면서 공격자세를 취하고 그대로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놀란 꿩이 날아올라보지만 이미 늦었다. 내 송곳니가 놈의 다리를 물었고 나는 서둘러 꿩의 숨통을 끊었다.
그렇게 나는 꿩을 잡았다는 것에 만족하며 식사를 시작하려던 순간 낯선 냄새가 근처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침입자다. 누군가 내가 잡은 꿩의 냄새를 맡고 내가 잡은 꿩을 빼앗기 위해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 하필이면 이럴 때..."
"샤아 아앗!"
그 포식자는 내가 잡은 꿩을 강탈하기 위해 온몸의 털을 곤두세우며 위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