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딪히지 않고 부딪히는 법에 대하여 -
우리는 종종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쓴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망치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눌러가며 조심스레 단어를 고른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조심스러움이, 우리를 대화의 한가운데에서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말을 아끼다 마음까지 놓쳐버리고, 상처를 피하다 진심마저 묻어버린 채 살아간다. 이 이야기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한솔’이라는 인물이 있다.
한솔은 늘 무난하고 조용하게 살아왔다. 모난 말을 피했고, 불편한 공기를 견디는 쪽을 택했으며, 충돌보다 침묵을 택하는 법을 익혀왔다. 누구와도 싸우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며, 그저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부터 그 조용함이 진짜 평화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누구도 미워하지 않기 위해 했던 침묵이, 때로는 스스로를 가장 멀리 밀어내는 일이었다는 걸. 이야기는 아주 작은 변화로 시작된다.
뾰족해지는 말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손을 들고, 조심스레 말을 꺼낸 한 사람. 그 한 마디가, 한솔 스스로를 바꾸고,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까지 조금씩 흔들기 시작한다. 완벽하게 맞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함께 살아가려 애쓴다는 것. 그 작은 애씀 하나하나가 세상을 조금 덜 시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이 이야기 속에서 조용히 들여다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