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이 닿는 순간
속눈썹이 닿는 순간
- 티벳 고원에서
나무들이 엎드려 기도하는 저녁
나는 까마득한 산을 향해 두 손을 모은다
두꺼운 옷을 빌려 입고 길 위에 선 나무들
어디에 묶여 있는지
무엇을 더 솎아내야 하는지
속옷까지 땀이 젖는다
눈빛과 눈빛이 서로 닮은 우리
언제 우리 몸 바꿔 태어났던가
맑은 물속 돌멩이들이
제빛보다 진하게 깔깔거리는데
한 사람이 몇 번을 울고 헤어져야
제 몸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멀리서 눈썹이 열린다
만개의 물방울 위를 배 한턱 흘러가고
오체투지, 손등 위로
눈물 한 방울 툭 떨어진다
놓아버린 길들이
바람 속에서 희미하게 눈을 떠
내 몸 안을 들여다본다